"아스파탐 대체 대신 함유량 축소?"…막걸리 대표들, 머리 맞댄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식품업체가 단 맛을 내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대체제를 몰색하고 있는 가운데, 막걸리 업계도 대체제를 사용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막걸리 업체들은 보건당국의 아스파탐 일일 허용치 유지에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지만, 자칫 발암가능물질 이미지가 씌워져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릴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당장 아스파탐을 대체해 다른 인공감미료를 사용하기 보다는, 아스파탐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막걸리 업계는 이르면 다음 달 초께 서울장수, 지평주조, 국순당 등 막걸리 업체 20여 곳 대표와 실무자가 만나 아스파탐 대체 여부,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조만간 서울장수, 지평주조, 국순당 등 막걸리 3사를 비롯해 20여 곳 대표, 실무자가 만나 현장 어려움을 체크해 볼 예정"이라며 "식약처 지침이 나온 만큼 영세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약처에서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 감안해서 의견을 접수 받아보고 협회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할 것"이라며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다 살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파탐의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체중 1㎏당 200~300㎎으로 유지했다. 체중 60kg 성인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기준) 33병을 마셔야 일일 허용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은 식약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 22종 중 하나다.
보건당국이 아스파탐의 일일 섭취 허용량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식품업계는 소비자 우려를 감안해 발 빠르게 다른 대체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막걸리 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 이슈가 불거지면서 실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소규모 업체들이 '줄도산'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주류 제조업체로 등록된 막걸리(탁주) 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 752곳으로 10인 이하 영세 업체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는 5200억원 정도다.
주요 업체들이 아스파탐 대체제를 사용할 경우 자칫 아스파탐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모습이다.
남 사무국장은 "업체별로 규모나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아스파탐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큰 업체들은 이미 대체 감미료 레시피가 있고 자본력도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연매출이 1억이 안 되는 업체들의 경우 라벨을 하나 바꾸는데 1000만~2000만원이 드는데 보통은 3년치를 한번에 만들어 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바꾸는게 쉽지 않다"며 "큰 업체들이 아스파탐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게 되면 아스파탐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질 수 있고, 다른 중간 규모 업체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막걸리 업계도 당장 아스파탐 대체제를 사용하기 보다는 아스파탐 함량을 낮추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막걸리(750㎖) 한 병에 들어 있는 아스파탐은 일일섭취허용량의 0.0016% 정도에 그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와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발암 가능 물질 분류군(2B)에 아스파탐을 포함했다.
여기에는 엔진에서 분출된 가솔린 뿐 만 아니라 김치·피클과 같은 절임 채소류, 알로에베라, 전자파 등이 포함돼있다.
암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막걸리를 제조하는 영세업체들은 "그동안 식약처가 허용한 기준 아래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써왔는데 이번 이슈로 타격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사회에서 아스파탐이 나쁘다고 몰아세우면 영세 업체들은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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