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적자폭 줄인 LG화학…'체질개선 드라이브'

강민경 2023. 7. 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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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매출 18%↑·영업익 30%↓
3대 신성장 동력 중심 사업재편중
석유화학도 고부가 중심 ‘선택과 집중’
LG화학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석유화학 시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LG화학 실적도 수렁에 잠겼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 타격이 컸다. 올해 2분기 LG화학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25% 밑도는 수준이다.

LG화학은 체질개선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배터리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해 글로벌 경기침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석유화학 침체…일회성비용도 뼈아파

LG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5415억원, 영업이익 6156억원을 달성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9.9% 줄어든 실적이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한 LG화학의 직접 사업실적은 매출 6조9448억원, 영업이익 968억원 규모다.

석유화학 부문이 시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고, 바이오와 에너지솔루션 등 부문에서도 일회성 요인이 발생해 전반적 수익이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화학 주요 사업부문 영업이익./그래픽=비즈워치

주요 사업부문을 살펴보면 석유화학 부문이 매출 4조5589억원,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시황 부진과 생산설비 유지보수 작업의 영향으로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다만 적자 폭이 꾸준히 줄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된다. 해당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660억원 영업손실을 낸 이후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10억원, 1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부문은 시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와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내 나름의 방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2조2204억원, 영업이익 18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44.7% 하락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다.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 3169억원, 영업손실 92억원을 냈다. 성장호르몬과 당뇨치료제 등 주요 제품과 신장암 치료제의 매출 성장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점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연초 미국 항암제 회사 아베오(AVEO) 인수 후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으로 적자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아베오 인수 관련 매수가격배분(PPA) 영향은 향후 9년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올해 3분기 이후 아베오 매출이 상승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3대 신성장 투자, 흔들리지 않는다”

LG화학 신성장동력 투자 및 목표./그래픽=비즈워치

LG화학은 체질개선을 통해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회사 경영을 둘러싼 대외적 위기상황 속에서 단기적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근원적으로 회사 전반의 체질개선으로 통해 효율성 극대화 할 것”이라며 “‘3대 신성장 투자’는 흔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회사 역량을 집중해 키워나가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월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까지 현재 매출의 2배가 넘는 60조원을 달성,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5월엔 정정공시를 통해 신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지난 5월16일 LG화학은 장래사업·경영계획 정정 공시를 통해 2030년 3대 신성장 동력 매출 목표를 기존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올리며 전체 목표 매출을 기존 60조원에서 70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또 올해 6월엔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사업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노 본부장은 “범용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사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 구조 재편 및 인력 재배치를 예고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 매각, 합작법인 설립 등이 언급됐다.

LG화학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신성장동력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예정된 투자비용은 배터리 소재에 6조원, 친환경 소재에 3조원, 혁신 신약에 1조원 등이다.

한편 이날 LG화학은 석유화학 자산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당초 업계 안팎에 알려진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매각설’에 대한 것이다.

이어 석유화학 부문에 대해선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차 CFO는 “석유화학 사업은 당사의 주요한 캐시카우로 향후 사업구조 고도화와 효율화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일부 저수익 범용사업에 대해선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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