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 조선=조선족?…실제 조선족 범죄율 찾아보니

김도균 기자 2023. 7. 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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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33)이 조선족(중국동포)이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그러나 조씨는 한국 국적이며 실제 중국동포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은 내국인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조씨와 전혀 관계없는 조선족에 대한 혐오표현을 남발하는 행위는 결국 그 집단에 대한 공격 행동"이라며 "이성적인 인식은 범죄자와 배경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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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신림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의 신상공개 소식을 알리는 머니투데이 기사에 달린 일부 댓글.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33)이 조선족(중국동포)이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그러나 조씨는 한국 국적이며 실제 중국동포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은 내국인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뉴스'로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조씨가 조선족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씨의 신상 공개를 알리는 기사들에는 여지없이 "귀화한 조선족 아니냐", "한국인 유전자 아니다"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 중에도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남). 왼쪽은 주민등록증 사진. 오른쪽은 CCTV(폐쇄회로TV) 사진./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이 같은 억측이 나온 것은 과거 조선족 출신들의 강력 범죄가 크게 보도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오원춘, 2014년에는 박춘봉이 각각 여성을 토막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국적의 최모씨(43)가 서울 구로구에서 마약을 투약한 채로 마주친 행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금품을 갈취한 사건도 있었다.

영화 등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조선족의 모습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7년 각각 개봉한 '범죄도시', '청년경찰' 등에서 조선족들은 극악무도한 범죄집단으로 그려졌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에서는 조선족 출신 청부살인업자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실제 조선족의 범죄율이 높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 전체 범죄율은 오히려 내국인에 비해 낮다. 지난해 11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에 따르면 2020년 인구 10만명당 검거인원을 나타낸 검거인원지수는 중국인 1653명이다. 내국인의 검거인원지수가 2815명인 것에 비하면 약 58% 수준이다.

강력범죄로 한정해서 살펴봐도 중국인의 범죄율은 높지 않다. 경찰청범죄통계에 따르면 2021년 살인, 강도, 성폭행 등 강력범죄로 검거된 중국인(한국계 중국인 포함)은 227명이다. 살인, 강도 성폭행 등으로 검거된 전체 인원 2만2992명의 0.9%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중국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6%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인의 강력 범죄율이 유달리 높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허위 내용으로 다른 인구 집단을 공격하는 것은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며 "범죄를 처벌하고 이 같은 범죄의 재발을 막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조씨와 전혀 관계없는 조선족에 대한 혐오표현을 남발하는 행위는 결국 그 집단에 대한 공격 행동"이라며 "이성적인 인식은 범죄자와 배경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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