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교육 금지하자 불법과외 성행…“학부모 부담 오히려 늘었다”

현직 교사 등 잇따라 적발…제보 포상금 180만원 내걸기도

(시사저널=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중국 베이징 량마강의 모습 ⓒ 신화=연합뉴스

사교육을 전면 금지한 중국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불법 보충수업과 과외가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27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장쑤성 쑤이닝현의 한 중학교가 여름방학 기간 교내에서 보충수업을 하다 당국에 적발됐다. 쑤이닝현 교육국은 즉각 보충수업 중단을 지시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학교 평가에서 부적격 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이 학교가 학생들의 숙제와 과외 부담을 덜어주는 '솽젠(雙減)' 정책을 이행하지 않아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등 악영향을 줬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관내 모든 학교에 통지하며 재발 방지와 단속 강화에 나섰다.

산시성 윈청시 옌후구 교육국은 지난 18일 제보를 받고 한 아파트를 불시 단속했다. 교육국은 중학교 교사 2명이 돈을 받고 7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과 영어 등을 가르친 것을 확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저장성 원저우에서도 여러 학교가 여름방학 기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와 호텔 등지에서 교과 과목을 가르친 사실이 인터넷 폭로로 발각됐다. 현지 교육당국은 즉각 학생들을 해산시키고 받은 돈을 환불하도록 했으며, 불법 보충수업이나 과외를 꾸리는데 학교가 개입했는지 조사 중이다.

이밖에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도 대형 학원에서 근무했던 유명 강사들이 단속망을 피해 1대 1로 교과 과목을 가르치는 불법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부유한 가정들은 집에서 거주하며 자녀를 가르치도록 하는 가정교사를 두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솽젠 이후 단속망을 피해 자녀를 과외시키느라 오히려 사교육비가 크게 올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부유한 가정의 자녀는 은밀하게 더 좋은 사교육을 받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학교 보충수업조차 받지 못하면서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국은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교육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베이성 치춘현 교육국은 최근 불법 과외나 보충수업 신고 포상금 1만 위안(약 178만원)을 내걸었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한 중학교는 여름방학 기간 불법 보충수업과 과외 특별 단속에 착수했다. 이 학교는 위챗, 영상, 전화 등을 이용해 모든 교사들을 대상으로 불시에 불법 과외 여부를 조사하고, 교사로서의 도덕적인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안후이성 허페이 당국은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사교육 기관들을 77차례 급습해 호텔이나 아파트에서 '교육 상담'이라는 명목으로 교과 과목을 가르친 업체들을 적발했다.

중국 당국은 2021년 7월 가정 경제의 부담을 줄이고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겠다며 솽젠 정책을 시행한 뒤 사교육을 엄격히 막아왔다. 이에 따라 영어 등 필수 교과목의 방과 후 사교육이 전면 금지되면서 관련 기업·학원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고 수십만 명이 실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