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공 나선 삼성 맞서는 애플의 조용한 반격…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 승자는
첫 국내 언팩에 스타 마케팅 혈안
애플은 ‘잘파 세대’ 아이돌과 협업
패널 걱정도 덜어… “출시 지연 없다”
“아이폰15, 전년 수준 출하량 목표”
삼성전자가 ‘폴더블 원조’ 타이틀을 내세우며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신제품 공개 행사 ‘언팩’을 예년보다 2주 앞당겨 한국에서 개최하고, 마케팅에 BTS‧손흥민 등 한류 스타를 대거 동원해 초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기세를 몰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힌다는 복안이다.
업계의 눈은 이제 애플을 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수급 문제로 신제품 출시 지연설이 불거졌던 애플은 최근 이를 해결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출하량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떠오르는 K팝 스타 뉴진스를 카메라 홍보대사로 앞세워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 공략에도 나섰다.
새 아이폰 시리즈가 공개되는 9월부터 본격적인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 중 누가 승기를 쥘 지 주목된다.
◇ 中 BOE·LGD, 아이폰15 시리즈용 OLED 패널 공급 ‘순항’
27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중국 BOE는 오는 8월부터 아이폰15, 아이폰15 플러스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출하를 시작할 전망이다. 홀 디스플레이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던 ‘빛샘’ 현상을 수정해 애플의 품질 승인을 받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OE는 올해 초 이 문제로 패널 양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초도 물량을 넘겨줬었다.
홀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상단에 구멍을 뚫어 카메라 모듈 렌즈와 페이스ID(안면인식) 등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 상위 라인업인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 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을 선보인 바 있는데, 올해 아이폰15 시리즈에서는 하위 라인업에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DSCC는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용 OLED 패널 생산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진 LG디스플레이도 최근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앞서 LG디스플레이가 전작 대비 베젤(테두리) 폭이 얇아진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용 패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제품 출시 지연에 대한 우려가 나왔었다.
DSCC는 삼성디스플레이 제품까지 합하면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용 패널을 넉넉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사 중 유일하게 아이폰15, 아이폰15 플러스,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 전 4종의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DSCC는 “지난 6월부터 오는 8월까지 3개월간의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용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맥스용 패널 출하량보다 많을 것”이라고 했다.
◇ 애플, 프로 모델 중심 ‘8500만대 출하’ 자신감… ‘1위’ 삼성 흔들까
애플이 올해 아이폰15 시리즈 출하량 목표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8500만대로 잡았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도 DSCC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단, 애플은 하위 라인업의 출하량은 줄이고 상위 라인업의 출하량은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애플이 전년 수준의 출하량을 유지하면서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가격을 올릴 경우 전체 수익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가격(128GB 기준)을 기존 999달러와 1099달러에서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각각 100달러, 200달러씩 오를 가능성을 점쳤다. 이 경우 한국에서 아이폰15 프로 가격은 160만원~170만원, 아이폰 15 프로맥스 가격은 180만원~200만원에 이르게 된다.
애플이 차질없이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1·2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1%를 기록하며 1분기에 이어 1위에 올랐다. 애플은 점유율 17%로 2위에 머물렀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이 기간 삼성전자가 점유율 22%로 선두를 지켰고, 애플이 17%로 그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새로 선보인 갤럭시Z 플립·폴드5의 고객층을 얼리어답터에서 일반 사용자로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일단 해외 IT 전문매체들은 실망한 눈치다. 더버지는 ‘갤럭시Z 폴드5는 새 힌지(경첩)가 붙은 작년 스마트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폴더블 스마트폰은 이제 꽉 닫힌다. 그게 전부다”라고 혹평했다.
안드로이드폴리스도 “수년간의 침체 끝에 힌지를 재설계한 삼성을 칭찬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구글과 모토로라에서 오포, 아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경쟁사가 물방울 모양의 힌지를 채택하는 것을 봐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변화들도 지루할 만큼 예측 가능한 것들이었다”며 “솔직히 이번 갤럭시Z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건 기기가 아니라 액세서리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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