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어린 마음이었는데" 주호민이 신고한 특수교사, 사건 경위서 봤더니[이슈S]

장진리 기자 2023. 7. 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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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민. 출처| 유튜브 채널 \'푸하하TV\'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유명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이 자신의 자폐 아들을 학대했다며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경찰에 신고한 가운데, 특수교사가 사건 경위서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호민에게 신고당한 특수교사가 직접 작성한 사건 경위서가 공개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호민의 아들은 수업 도중 갑자기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성기를 노출했고,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해 이 상황이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됐다.

자폐가 있는 주호민의 아들은 통합학급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뺨을 때리고, 머리를 뒤로 젖히기, 신체접촉 등 이른바 문제적 행동으로 학생들에게 고통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경위서에 따르면 피해 여학생 학부모는 강제전학, 분리조치를 원했지만 해당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통합시간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또한 주호민의 아들에게 자폐가 있는 만큼, 강제 전학 등의 처벌 없이 특수교사의 지원을 최대한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학교 차원의 방안이 채택돼 사건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약 일주일 뒤인 9월 13일, 주호민이 '아들 학대'로 주장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특수교사는 "'부메랑'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제시한 학습 동영상을 집중해 볼 수 있도록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를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말과 함께 추가로 '이 행동 때문에 B학생은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서술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라고 했다.

주호민은 이같은 상황을 아동 학대라고 봤다. 아들을 녹음기를 켜둔 채 등교시켰다가 이같은 정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수교사는 "녹취가 됐던 날에 주호민의 아들은 특수학급 수업시간에 앞 강당에서 나는 음악 소리를 듣고 수업 중에 교실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했다. 특수교사는 그런 그를 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수업 중 교실을 나갈 수 없음을 반복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나갈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학생에게 안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검찰에 기소됐다"라고 설명했다.

특수교사에 따르면 교사가 주호민 아들에게 한 말은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의 표현이었다.

그는 "교실로 가려는 학생을 말리면서 반복적으로 학생에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B학생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무단이탈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 티빙 오리지널 \'만찢남\' 주호민. 제공| 티빙

사건 발생 5일 후 주호민 부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연락해 특수교사와 면담 일정을 잡았다가 돌연 이를 취소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담임교사가 주호민 아들의 부모와 통화 중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됐다는 말을 전달받았고, 21일 경찰 통보로 신고 사실을 알게 됐다.

그로부터 약 2개월 뒤인 11월 21일 경찰 조사를 받았고, 한달도 지나지 않은 12월 15일 정서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특수교사는 직위해제 통보를 받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제가 했던 말에서 다소 과장되거나 반복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저도 교사이기 전에 한 사람인지라, 학교폭력으로 처리해야 하는 모든 사안들을 특수교사 개인이 오롯이 떠안고 처리하는 과정 속에서 순간적으로 지친 마음이 들었다"라고 읍소했다.

이어 "순간 격양된 표현을 사용해 학생을 지도했던 그때 상황이 속상하고 사건의 처리과정 속에 지쳐버린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라면서도 "학교폭력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휠씬 더 힘들고 버거운 과정들이었다"라고 교사의 어려움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들을 교사로서 잘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것은 학생(주호민 아들)이 그만큼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길 바라는 애정 어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했고 지금 이 순간도 다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제발 도와주시길 간청 드린다"라고 부탁했다.

반면 주호민은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라며 "재판 결과를 기다려달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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