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부터 감리까지 부실투성이"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또 멀어지나?
시공·계약 및 안전·설계·자문위원회 운영 등에서 위법 사항 무더기 적발
정밀안전진단과 재시공 등으로 인해 공사기간 연장 불가피
부산 북항의 앵커시설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건설 과정에서 각종 부실과 위법행위가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부실·위법 시공에 따른 정밀안전진단과 재시공이 불가피해 오페라스우스 공사 기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27일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 추진실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특정감사는 부산시의회의 감사 요청에 따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진행됐다.
감사 결과 오페라하우스는 공과 계약 및 안전, 설계, 자문위원회 등 건립사업 전 과정에서 각종 부실과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먼저, 시공의 경우 시공사는 소방시설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와 다른 배관을 발주처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소방배관 전체를 무자격자가 용접한 사실이 확인됐다.
시 감사위는 배관 임의 교체로 인해 설계 대비 4분의 1가량의 공사비가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공사는 또, 기계시설공사를 하며 설계 계약과는 다른 방식의 용접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시공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건물 균열 관리도 엉터리로 이뤄졌다.
시공사는 관리대장을 통해 확인된 858개의 균열 중 84%인 720여개소의 균열 원인을 조사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었다.
시 감사위의 감사 기간 중 외부 전문가와 합동으로 점검을 한 결과 추가로 104건의 균열이 발견되기도 했다.
건물 특정 부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78개 균열을 구조 보수가 아닌 단순 표면처리 공법으로 임시 처방해 놓은 사실도 적발됐다.
시 감사위는 설계와 다른 방식으로 실시된 공사에 대해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는 한편, 건물 균열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파사드 공법과 관련해 40% 공정률 상태에서 중단돼 있는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 감사위 관계자는 "설계와 다른 재료나 공법이 사용된 부분은 전면 재시공을, 균열은 정밀안전진단 후 보강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공사 기간이 연장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약과 안전 분야도 부실투성이였다.
시공사는 건물 지하층 골조 거푸집 공사의 일부를 발추처의 승인 없이 미등록 업체를 통해 불법 하도급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건물 외부공사 시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의무 설치해야 하는 2단 낙하물 방지망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페라하우스 건설현장에서는 지난 2019년 작업자 1명이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71억여 원의 계약을 통해 책임감리를 맡은 감리단은 설계업체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이렇다 할 검토 없이 곧장 발주처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의 오페라하우스 관련 자문위원회 운영도 엉터리였다.
파사드(건물전면부) 공법 선정 시공자문위원회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않고 임의로 해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건설본부장은 "위원들이 오염됐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사드 공법 논란 이후 구성된 공법검증 기술자문위원회는 건설기술진흥법과 달리 자격이 없는 당연직 위원 3명을 포함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법적 실효성을 스스로 저버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공법검증 기술자문위원회는 결과 또한 허투루 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 결과, 위원회는 애초 파사드 3개 공법 중 '트위스트 공법'은 검증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특정 인사가 '트위스트 공법'을 병행 검증 시행한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 감사위는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위법 및 부당 사항에 대해 주의 11건, 기관통보 10건 등 모두 21건의 행정상 조치를 취했다. 또, 징계 3건과 훈계 7건, 주의 8건 등 18건의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시공사와 감리단 등 공사관계자 관련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입찰 참가자격 제한과 과징금, 고발 등의 제재방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발주처인 시 건설본부와 관련한 지적사항은 향후 개선방안 마련 및 관계자에 대한 문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상우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감사 관련 피감기관에서 지적사항에 대한 자구책을 조속히 마련해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논란이 됐던 파사드 공법의 최초 실시설계도서의 부실 여부와 파사드 엠베드 임의 시공 여부는 전문기관이 판단해야 할 사항으로 분류하고 이번 감사에서 제외했다.
시는 파사드 공법 논란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지난 5월 전문기관에 별도의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르면 오는 9월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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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중석 기자 js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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