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매출 100조원' 눈앞…현대차와 합산 2분기 영업익 7.6조

김보경 2023. 7. 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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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도 역대 최대실적 경신…벤츠·BMW와 영업이익률 '톱3'
현대차·기아, 1분기 이어 도요타에 압승…전기차 앞세워 3분기 공략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아가 올해 2분기 또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연간 매출 10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특히 기아는 자동차 업계 최고 수준인 13.0%의 영업이익률을 찍으며 팔수록 이익이 많이 남는 이른바 '고수익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기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에 이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조6천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업계 영업이익 '투톱'에 오를 것이 유력해졌다.

기아 [AFP=연합뉴스]

기아,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현대차와 글로벌 '투톱'으로

기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조2천442억원, 3조4천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 52.3% 증가한 수치로, 기아의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고인 13.0%를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메르세데스-벤츠(13.5%), BMW(미발표)와 1∼3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브랜드력 향상과 수익구조 개선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매출 목표를 기존 97조6천억원에서 10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목표도 11조5천억원∼12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매출 100조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같은 그룹사인 두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인 7조6천4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세계 1위 자동차그룹(판매량 기준)인 도요타그룹을 제치고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아울러 작년과 같은 품질 이슈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하반기에 경쟁 심화·환율 하락 등 악재를 피할 수 있다면 3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상반기에만 14조1천7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반기 기준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두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11조7천446억원이었다. 2년 새 불과 6개월 만에 2021년 한해 실적을 넘어선 것이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V·친환경차 내세워 고수익 브랜드 자리매김

기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현대차에 이어 상장사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것이 확정적이다.

호실적의 이유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생산·판매 증가와 가격 상승, 고수익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믹스(차량용 구성비율) 개선, 고환율 등이 지목된다.

'RV 명가'답게 기아의 전체 판매량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도매기준·중국 제외)은 올해 2분기 68.0%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65.4%에 비해 2.6%포인트 늘었다. 올해 2분기 팔린 기아 차량 10대 중 7대가 RV라는 뜻이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15만대로,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8만2천대가 팔리며 22.1%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1.4%로 다소 미진했다.

이중 올해 2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3천46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3% 오른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던 '제값 받기' 정책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인데, 한때 싼 차를 대량으로 판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아가 고수익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였다.

기아는 올해 2분기 미국 시장에서 21만대를 팔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4%라는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유럽 시장 판매량도 14만8천대에서 15만6천대로 5.4% 증가했다. 고마진 시장인 국내에서도 14만1천대에서 15만1천대로 7.1%의 성장을 이뤘다.

기아 송호성 사장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기차 내세워 3분기 공략…"판매증가로 실적 개선 주도"

기아는 3분기에 인기 RV 모델을 중심으로 최대 생산과 적기 공급을 통해 판매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산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9을 내세워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유럽과 미국향(向) EV9을 양산하고, 4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아울러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전용 전기차 EV6, EV5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 밖에도 K5와 쏘렌토, 카니발 등 대량 판매 모델의 신차를 출시해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 남주신 연구원은 "기아는 미국에서 재고가 가장 부족한 업체 2위에 오르는 등 판매 물량이 늘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판매량 증가가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자동차 수요, 적극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친환경차의 볼륨 향상 등 기초체력 자체가 상향됐다"며 "전기차가 기아의 기초체력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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