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정쟁 대상 아냐”...경남도민 국회 찾아 법안 통과 촉구
한국판 NASA(미 항공우주국)라 불리는 ‘우주항공청’을 설치하기 위한 특별법안이 수개월째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자 경남도민 250명이 국회를 찾아 결의대회를 가졌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국회를 찾아 우주항공청 설립 지역에 따른 지역 분위기를 전하며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27일 오후 서울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사천시민 등 경남도민 250여명이 결의대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가 백년대계 우주항공청’이라 적힌 종이를 들고 “우주항공청, 정쟁과 타협의 대상으로 삼지 마라” “우주항공청 특별법 조속히 의결하라”고 외쳤다.
우주항공청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면서,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우주항공청 설립지는 경남 사천이 유력한 상황이다. 경남은 우리나라 항공 분야 생산액의 70%, 우주분야는 40% 이상을 책임지는 항공우주산업 집적지이자 생산의 중심지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2월 임시청사 개청을 목표로, 6월쯤 국회 의결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법안은 국회 소관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KBS수신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등 여러 이슈를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다. 여기에 민주당 일부 의원은 우주항공청 대신 부처급 기구인 ‘우주전략본부’를 설립해야 한다며 ‘우주전략본부설치법’이라는 대체 법안을 발의해 진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당초 정부가 계획한 연내 우주항공청 개청이 어려워지는 분위기에 경남 지역사회에서는 불안감이 감돈다. 그동안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박동식 사천시장, 지역 국회의원, 상공계를 중심으로 특별법 통과를 위한 압박은 있었지만, 주민들이 대거 국회로 몰려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지역에서는 우주항공청 설치 이슈에 민감한 상황이다.
주민 결의대회에는 최형두, 강기윤, 서일준, 하영제, 김영선, 강민국, 박성중 국회의원 등 7명이 함께 해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힘을 보탰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이날 국회 과방위를 찾아 “우주항공청 설치는 국가 발전 전략에 있어서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 요건”이라며 “이것을 반대하는 것은 우주강국 실현을 가로막는 일이고, 국민의 염원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지사는 “우주항공청 임시청사와 본청사 후보지를 선정하고, 정주 여건을 확립하고자 우주항공 복합도시 조성 관련 연구용역도 했다. 사업을 전담할 추진단 설치도 관련 부서와 대통령실에 건의했다”며 “330만 경남도민은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우주강국의 비전을 이끄는 중심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우주항공청이 개청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과방위 회의에는 민주당 의원 모두 불참했다.
박 지사는 앞서 지난 11일 국회 과방위원장실과 양당 간사실 등 주요 의원실을 방문해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통과를 위한 초당적인 협조와 건의문을 전달한 바 있다. 박 지사가 16일 만에 국회를 다시 찾은 것은 그만큼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을 위한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미다. 지난 25일에는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 등 도의원 5명이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실 등을 돌며 건의안을 전달했다.
한편, 지난 4월 국회에 제출되고 나서 3개월이 넘도록 진전이 없는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다뤄진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조정이 필요할 때 상임위에 설치하는 기구로, 최장 90일간 법안을 심사한다. 안건조정위 위원 6명 중 3분의 2(4명)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안건조정위에는 민주당 조승래, 변재일, 이정문 의원 3명과 국민의힘 박성준, 윤두현 의원 2명, 무소속 하영제 의원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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