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 끝났지만 8월도 걱정…"집중호우 대비해야"

박광온 기자 2023. 7. 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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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장마 종료…누적 강수량 역대 3위
약 50명 사상자와 1만여건의 시설 피해 발생
여전히 집중호우식 소나기 내릴 가능성 높아
전문가 "8월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해야"
[청주=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장마가 지난 26일 '누적 강수량 역대 3위', '최근 11년간 인명피해 1위', '일 평균 강수량 역대 1위' 등 역대급 기록을 남긴 채 종료됐다. 하지만 최근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폭우로 미호천 제방 유실되어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해양 경찰, 소방 등 구조대원들이 도보 수색을 벌이고 있는 모습. 2023.07.1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올해 장마가 지난 26일 '누적 강수량 역대 3위', '최근 11년간 인명피해 1위', '일 평균 강수량 역대 1위' 등 역대급 기록을 남긴 채 종료됐다. 하지만 최근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제주도의 장마가 끝난 데 이어, 전날을 기해 중부와 남부지방의 장마가 종료됐다. 이로써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장마가 31일 만에 공식 종료됐다.

특히 이번 장마는 약 3주 동안 역대 누적 강수량 3위를 기록할 만큼 단기간 많은 양의 비를 뿌렸다.

올해 장마 기간 중 강수일수는 21.2일로, 대체로 평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누적 강수량은 648.7㎜로 1973년 관측 이래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역대 1위(2006년·704.0㎜)와 2위(2020년·701.4㎜)의 장마 기간 강수일수가 각각 27.0일과 28.7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강수 강도는 올해가 가장 강했던 것이다.

실제 올해 장마철 일평균 강수량은 30.6㎜로, 장마 기간 일 평균으로 따졌을 때 가장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누적 강수량 1위를 기록했던 2006년, 2위 2020년엔 각각 일평균 26.1㎜, 24.4㎜의 비가 내렸다.

이 같은 집중호우식 장마로 전국엔 약 50명의 사상자와 1만3884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번 장마 기간 중 47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이는 지난 2013년부터 최근 11년간 태풍·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 통계 중 가장 많은 수치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침수 등의 피해로 대피한 누적 인원은 약 2만명에 이르며, 이 중 1345명은 여전히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올해 장마가 지난 26일 '누적 강수량 역대 3위', '최근 11년간 인명피해 1위', '일 평균 강수량 역대 1위' 등 역대급 기록을 남긴 채 종료됐다. 하지만 최근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경북 예천군 우계리 용우교 상단 1㎞ 지점에서 남성으로 추정되는 폭우 피해 실종자가 발견된 모습.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7.21. photo@newsis.com


문제는 장마 종료 이후 집중호우식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까지 우리나라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낙성 강수가 내리는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전날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돼 덥고 습한 공기와 상충해 상·하층 간 대기 불안정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소나기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기상청은 최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 패턴이 변화하면서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태풍 및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강한 강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MO)도 지난 4일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중간급 이상의 강도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8월 중순까지 전국 곳곳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기록적 폭우로 '반지하 침수 참사', '강남역 침수 사고'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해 8월8일 당시 시점도, 장마가 종료된 지 2주 후였다.

당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는 최대 3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특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선 시간당 최대 141.5㎜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서울의 1시간 강우량 최고 기록이었던 1942년 118.6㎜를 80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집중호우로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반지하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비를 피하지 못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장마 종료 이후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원태 전 APEC 기후센터 원장은 "빙하가 녹고,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등 기후변화로 강수 발생 조건이 발달해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강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와 지자체 중심으로 시설물 관리 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극값의 경신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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