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형사록2', 화제성 아쉬운 웰메이드작

'형사록2', 전 시즌보다 압도적인 긴장감 선사
내부 순위와 평가는?

지난 5일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형사록2'는 협박범 친구의 숨은 배후를 쫓기 위해 다시 돌아온 강력계 형사 택록(이성민)의 마지막 반격을 그린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다. '형사록2' 스틸컷

'형사록2'가 공개 이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화제성부터 미약하다. 하지만 작품은 시즌1과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노(老)형사부터 여형사 등 다양한 캐릭터로 장르물의 극적인 재미를 선보였다. 이성민의 시시각각 달라지는 연기와 얼굴은 '형사록2'를 계속 보게 만드는 이유다.

지난 5일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형사록2'는 협박범 친구의 숨은 배후를 쫓기 위해 다시 돌아온 강력계 형사 택록(이성민)의 마지막 반격을 그린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다. 지난 시즌에서는 택록이 살인 용의자로 지목돼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와 쫓고 쫓기는 추격 사건을 다뤘다면 이번 시즌2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앞서 택록이 포위망 속에 갇힌 미끼였다면 새로운 이야기 속 택록은 반대의 입장이다. 함정을 놓고 덫을 친다. 여성청소년계로 좌천돼 퇴직을 기다리던 택록은 무신경함으로 일상을 살지만 살인사건을 마주하자 과거의 열혈 형사로 돌아온다. 몸을 아끼지 않고 뛰고 또 뛰는 늙은 형사의 형체는 이전과 같지만 마치 첩보물을 보는 듯한 긴박함이 있다. 특히 범인을 코너로 모는 대담함과 연륜에서 나오는 추리력은 충분히 차별화가 됐다.

여기에 김신록 정진영 등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나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풍성해진다. 택록이 갖고 있는 특성은 너무나 뚜렷하다. 후배들과 소통하지 않고 모든 것에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기력함으로 일관됐지만 범인을 쫓는 실마리를 잡는 순간 돌연 다른 사람이 된다. 구부정한 등은 꼿꼿하게 서서 진실을 마주할 준비를 한다. 눈빛 속 흔들림 없는 의지와 전투력은 택록이 걸어온 길을 의미한다.

이러한 캐릭터성은 이성민이라는 배우를 만났기 때문에 완성됐다. 결코 짧지 않은 분량에서 이성민은 자신이 갖고 있는 파워를 능수능란하게 펼쳐내는 무공같은 연기를 선보인다. 전작 '재벌집 막내아들'로 필모그래피 최대의 전성기와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에게 순양 그룹 회장의 이미지가 철저히 각인됐다는 뜻이다. 폭발적인 사랑을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큰 일이다. 그럼에도 이성민은 전작의 모습을 단 한 번에 벗어버린다. 후줄근한 셔츠와 바지, 깔끔함과 거리가 먼 노 형사의 캐릭터를 이성민이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운 이유다.

긴장감은 오히려 시즌1보다 배가됐다. 누가 악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전개 속에서 택록과 그의 동료들은 쉽게 뭉쳐지지 않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택록을 응원하면서도 그의 발걸음이 가는 곳을 예상할 수 없는 긴박함이 크다. 그간 수많은 장르물들이 대중을 만났고 선택받거나 그렇지 못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