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산업 100조원 돌파… 고물가 여파로 큰폭으로 성장
작년 생산액 전년비 12.7% 쑥
5년 연평균 성장률 2배 웃돌아
GDP 비중도 4.9%로 급등
지난해 국내 식품산업의 생산실적(제조사 매출)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2.7% 늘어난 규모로 지난 5년간(2017~2021년)의 연평균 성장률(5.5%)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국내 식품산업은 업체 수 증가, 품목 다양화 등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는데 여기에 지난해 본격화한 물가 인상 효과까지 더해져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식품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를 넘보게 됐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식품산업의 생산액은 총 105조110억원으로 이는 GDP의 4.9%에 해당한다. GDP에서 식품산업의 비중은 2020년 4.4%, 2021년 4.5%로 전년도에는 0.1%p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9%로 1년 만에 0.4%p가 뛰었다. 제조업 분야 GDP만 놓고 보더라도 식품산업의 비중은 2020년 17.6%, 2021년 17.8%에서 지난해 19.1%로 단숨에 올라섰다.
이처럼 국내 식품산업이 지난해 특히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음식료품의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8.9% 증가해 최근 5년 연평균 증가율(1.6%)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생산자 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종합한 지수다. 즉, 식품 제조사들이 식품 원·부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출고가를 인상한 것이 생산액 증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이 같은 효과는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하는 가공식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식약처는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지난해 밀가루와 식물성유지류의 생산단가가 각각 43.6%, 33.3% 증가한 것이 라면, 빵 등 전반적인 가공식품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식품 생산액은 제조사의 매출(출고가)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유통 채널을 통해 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상승 폭은 이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다만 가정간편식(4조4616억원), 탄산음료(1조9394원) 등 소비 트렌드 변화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품목들도 가공식품의 생산액 증대에 일조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외식물가 상승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난 가정간편식의 생산액은 전년 대비 14.1% 증가했고, 특히 간편조리세트(밀키트)의 경우 전년 대비 무려 228.3%나 늘었다. 탄산음료류는 최근 ‘제로 슈거’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생산액이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그 밖에 축산물의 지난해 생산액은 34조4998억원으로 전년보다 12.5% 증가했고, 특히 최근 5년간 축산물 생산실적 1~3위를 차지한 돼지고기 포장육·소고기 포장육·양념육류 등 3개 품목은 지난해 전체 축산물 생산액의 60.7%를 차지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지난해 전년 대비 3.4% 증가한 2조8050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했으나 최근 5년 연평균 증가율(16.3%)보다는 훨씬 낮은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 둔화를 나타냈다.
제조업체별 국내 생산실적이 1조원 이상인 업체는 지난해 삼양식품(1조1786억원)과 삼양사(1조234억원), 대상(1조76억원) 등 3곳이 새롭게 추가돼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생산액 기준으로 농심(2조2280억원)은 국내 가공식품 시장점유율을 3.8%로 전년 대비 0.4%p 높이면서 롯데칠성음료(2조2196억원)의 생산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치고 CJ제일제당(3조243억원)에 이은 2위에 올랐다. 또 전년도에 10위권 밖이었던 삼양사는 지난해 7위로 대상을 앞질렀다. 하이트진로(1조6689억원)와 오뚜기(1조3580억원)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축산물가공업체(유가공업체 포함) 중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1조1194억원)이 유일하게 생산액 1조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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