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시계 팔러 나갔다가"...채무자 '당근'으로 유인해 납치한 일당 체포

제주 서귀포서, 30대 2명 공동감금 등 송치
"1억7000만 원 안 갚아, 당근마켓 보고 접근"

지난 21일 낮 12시쯤 제주 서귀포시 한 도로변에서 중고시계를 팔러 나왔다가 차량에 납치되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 제공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채무자를 유인한 뒤 납치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감금ㆍ공동상해) 및 특수협박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 등 2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일당은 지난 21일 낮 12시 제주 서귀포시에서 '당근마켓'으로 중고시계를 팔기 위해 나온 B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1시간가량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빌려준 돈을 받아 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일당은 "B씨가 빌려 간 돈 1억7,000만 원을 갚지 않아 지인을 통해 B씨가 제주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제주에 왔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B씨를 쫓던 중 우연히 당근마켓에서 B씨가 착용했던 시계를 판다는 글을 보고 거래하겠다고 접근한 뒤 렌터카를 빌려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일당은 B씨가 납치되는 현장을 목격한 행인이 경찰에 "사람이 납치되고 있다"는 신고를 하면서 체포됐다. 경찰은 출동 최고 수준 단계인 코드제로를 발령해 신속하게 차량 추적에 나섰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범행에 사용된 차량번호를 파악한 경찰은 납치 현장 인근에서 A씨 일당을 붙잡았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