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고음이 잘 안 들린다면? '소음성난청' 의심해 봐야 [로그아웃]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기기. 본 시리즈는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가 초래한 다양한 질환에서 '로그아웃'하고자 기획하였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알찬 정보를 전합니다.
요즘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귀에 이어폰을 꼽은 채 다니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옆에 있는 사람이 들릴 정도로 음악 또는 동영상의 소리를 크게 듣는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 귀 건강에 '정말' 좋지 않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젊은 난청 환자...높은 음량이 원인
귀가 시끄럽고 커다란 소리에 계속해서 노출되면 어느 순간부터 청력에 이상이 생기고 이명이 들리기 시작한다. '소음성난청'이 생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청력이 떨어져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은 노년층에게서 자주 관찰되어 노인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난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이 소음성난청 환자다.
건강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39만 3,000명이었던 난청 진료 환자가 2020년에는 63만 7,000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10년 사이에 약 24만 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중 소음성난청을 진단받은 30대 이하 환자가 38%가량 된다. 60대 이상(17%)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10~30대 이어폰 사용자의 급증에서 찾는다. 2020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3~59세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어폰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8년과 비교해 하루 이어폰 사용 비중(18년 24.8% → 20년 31.8%)이 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저연령일수록(10대 41.7%, 20대 36.4%, 30대 31.1%, 40대 25.8%) 더 두드러졌다.
자칫하면 청력 잃고, 일상생활에서도 문제 생길 가능성 높아
소음성난청의 대표적인 증상은 영구적인 청력 손상이다. 너무 큰 소리가 달팽이관에 전달되면 청신경 세포가 망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결국 영구적인 청력 손상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고주파 음이 안 들리다가 질환이 진행될수록 여성의 하이톤 목소리가 안 들리고, 점차 일상생활 속 소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게 되어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려워지고 결국 일반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게 된다. 더불어 이명, 두통, 불안, 긴장, 기억력 저하 등 정신신경계 증상과 호흡곤란, 고혈압,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소음성난청은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질환이 어느 정도 악화되고 나서야 발견된다. 이에 더해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완치가 불가능하다.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소음성난청은 주범으로 꼽히는 이어폰만 제대로 사용해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85dB 크기의 소음에 8시간 이상 노출되면 소음성난청 위험이 커지고, 115dB 이상 소음부터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노출되면 난청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최대 음량이 99.9~100.3dB이다. 따라서 되도록 최고 음량의 50% 이하로 듣는 것이 좋다. 이어폰의 종류도 소음성난청에 영향을 준다. 귀를 꽉 막는 형태의 이어폰이나 귀를 완전히 덮는 헤드폰은 외부 소음을 차단해 음량을 높이는 걸 막아줘 청각 보호에 도움이 된다. 소음제거 기능을 탑재한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좋다.
대한이과학회에서는 "소음성난청은 특정 고주파수부터 천천히 악화되기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기 어려우며, 이미 청력 저하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나 인지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이미 발생한 난청은 정상 청력으로 회복될 수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정기적으로 주파수별 청력검사를 받아 청력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질환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대한이과학회에서 제안하는 ‘소음성난청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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