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특정인 특혜 위해 노선 틀었다면 장관 콩밥 먹어야”

양평군민 만나 “고속도로 갈 길에 오물 잔뜩 쌓여 치워야 했다”
“백지화 미리 말 못해 죄송…정치적 쟁점 몰고 가 중단 불가피”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 양평군 양서면의 한 교회에서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과 관련해 양평 주민들에게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야당 측이 사업을 정치적 쟁점거리로 몰고가 사업 중단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원 장관은 2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과 대안 노선의 종점인 경기 양평군 양서면과 강상면을 차례로 방문해 주민들을 만났다. 일명 '종점 변경'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 원 장관이 현장을 방문한 첫 사례다. 

원 장관은 원안의 종점이던 양서면의 한 교회에서 30여 명의 주민들에게 "(고속도로는) 양평의 오랜 숙원 사업인데 정치적 싸움거리가 되고 '특정인 게이트', '특정인 로드'로 몰고가는 오물이 고속도로가 가야할 길에 잔뜩 쌓인 상황이 됐다"면서 "우선 오물을 치워야해 불가피하게 중단하게 됐다"고 발언했다.

원 장관은 "전문가 의견을 가급적 빨리 모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여기저기 토를 달고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나가는 것을 깨끗이 치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 장관은 대안 종점 지점인 강상면의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 200여 명을 만났다. 그는 "백지화 선언을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면서 "만약 특정인을 위한 특혜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노선을 틀어 나쁜데다 갖다 붙였으면 장관이 콩밥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를 전제로 사업을 지속 추진해 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스스로 사과하면 제일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문가와 진실, 국민의 힘으로 당당한 최선의 안을 만들어 뚫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원 장관은 대안 노선 종점 검토 지역인 강상면 병산저수지를 방문해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한 의혹 해소의 특별 과정이 필요하다. 법적인 틀 외에 사회적 틀이 어디인지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 틀에 더불어민주당도 들어오라"고 제안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추인받아 소속 의원 전원의 명의로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요구서를 통해 "변경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일대에 대통령 처가가 소유한 토지가 다수 있어 특혜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원 장관은 해당 사업을 독답적으로 백지화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