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짝퉁 ‘북한판 글로벌호크·무인공격기’ 공개…軍 “무기개발 동향 추적, 분석중”

정충신 기자 2023. 7. 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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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글로벌호크·리퍼’ 등장…러 국방에 직접 설명한 김정은
고고도 무인정찰기·무인공격기 개발 확인…美무인기와 흡사
‘NK-방산’ 세일즈 모양새…러시아 구매로 이어질지 관심
북한이 27일 공개한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김정은 위원장 우측에 ‘북한판 글로벌 호크’, 뒷쪽에‘극초음속 미사일’, 화살-1·2형 추정 순항미사일, 맨 오른쪽에 ‘북한판 프레데터’가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캡처/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27일 북한이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로 추정되는 신형 무인기를 공개한 데 대해 이들 무기체계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무기개발 동향과 도발 가능성에 대해 지속해서 추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동신문이 27일 공개한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 북한판 글로벌호크 날개와 북한판 프레데터, 화성-17형, 고체연료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전시됐다. 조선중앙통신 캡처/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을 찾은 소식을 전하면서 신형 무기들을 공개했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미국의 글로벌호크 및 MQ-9 리퍼와 동체 모양이 흡사한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노동신문이 27일 공개한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 ‘북한판 프레데터’ 모형 및 시험비행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이에 따라 북한이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를 개발해 시험 비행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들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 앞에 세워진 설명판을 보면 두 기종이 비행하는 장면도 나온다. 북한이 최근 두 기종을 개발해 시험 비행까지 진행한 것을 의미한다. ‘북한판 글로벌호크’는 한국 공군이 미국에서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인 RQ-4와 기체 모양이 거의 동일하다. 글로벌호크 설계도를 해킹 등 수법으로 절취해 동일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북한판 글로벌호크’ 시험비행 사진이 공개됐다. 아군 글로벌호크와 외형이 유사해 피아식별이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 캡처/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동체에 새겨진 기체 번호와 ‘조선인민군 공군’이란 글자의 모양도 한국 공군의 글로벌호크 동체에 새겨진 것과 유사하다. 만약 ‘북한판 글로벌호크’와 한국 공군의 글로벌호크가 한반도 상공에서 동시에 비행에 나선다면 기종을 착각할 정도로 같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쪽의 고고도 상공에서 마치 글로벌호크가 비행하는 것처럼 기만전술 비행을 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설명판에 적힌 제원이 사진상으론 흐릿하게 처리돼 있어 정확한 제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 공군이 운용 중인 RQ-4(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이다. 한번 뜨면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고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해,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전차. 포탑 전면이 ‘장갑 강화형’으로 무장돼 방어력이 강화됐다. 조선중앙통신 캡처/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아울러 리퍼와 유사한 무인공격기도 관심을 끈다. MQ-9 리퍼와 기체 모양이 흡사해 ‘북한판 리퍼’로 볼 수 있는데, 기체 전시장 설명판에 비행하는 장면도 나와 이미 시험 비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무인공격기 기체 하부에는 4발의 폭탄을 장착했다. 지상의 전차나 암살할 요인 등 핵심 표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북한 매체는 무인공격기 기체 하단에 장착한 폭탄을 실제 발사하는 시험 장면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기체 하부의 무기가 ‘활공형폭탄’일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판 리퍼’가 타격 목표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면 폭탄에 달린 날개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라는 것이다.

미국 군수업체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MQ-9 리퍼와 워낙 흡사해 설계도를 입수해 복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MQ-1 프레데터를 개량한 MQ-9 리퍼는 장거리 비행을 통해 정찰 임무 수행은 물론 공격 작전도 가능한 첨단 무인기이다.

‘북한판 리퍼’의 제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리퍼는 최대 14시간 장기간 체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광범위한 탐지가 가능한 센서,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장을 장착한다. 최대 14발의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또는 4발의 헬파이어 미사일과 GBU-12 페이브웨이 Ⅱ 레이저 유도폭탄 2발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이밖에 전시회장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액체추진), 화성-18형(고체추진), 비행 종말단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도 전시됐다.

600㎜ 초대형 방사포와 포탑 및 방탄 철갑이 개선된 전차, 극초음속 미사일 등도 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에 전시된 무기를 일일이 설명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마치 북한제 무기를 세일즈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북한은 이번에 ‘NK(북한)-방산’을 전쟁 중인 러시아에 세일즈한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둘러본 러시아가 북한제 무기를 구매할지가 가장 관심”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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