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에 고발당한 특수교사 동료 ‘무죄’ 호소

주호민이 고발한 특수 교사 동료 A씨 “무죄 판결받길 기도해…모든 교사가 처할 수 있는 상황”
A씨 “특수반에서 성교육 받고 통합학급 돌아오기로 해…불만 품은 주호민 아내가 녹음기 넣어 보내”
주호민 “녹음본에 단순 훈육이라 보기 어려운 언행 있어…자폐 아들 등교 거부하는 등 충격 받아”

웹툰 작가 주호민. 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자폐 아들을 담당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일이 알려진 가운데, 한 교사가 나서 해당 특수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

A씨는 26일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시 특수교사 아동학대 신고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주호민 측으로부터 고발 당한 동료 교사를 두둔하며 무죄 판결을 위한 탄원서 제출을 요청했다.

글쓴이 A씨는 “(주호민의 자폐 아들 B군이) 1학기에 이미 통합학급 여아 대상 반복적 뺨 때리기, 머리 뒤로 젖히기, 신체접촉 등 문제 행동으로 통합학급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2학기 초 수업 도중 통합학급 여자아이에게 속옷까지 훌러덩 내려 보여주는 행동을 해서 피해 학생 어머니가 B군과 분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B군은 평소 피해 학생을 때리는 일이 잦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학급 교사는 코로나 확진으로 공가 중이어서 특수 교사가 협의회 절차를 다 처리했다”며 "우선 (B군은) 특수반에서 전일제 수업하면서 성교육 받고 이후 통합학급에 가기로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주호민 아내가 아이 편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녹음본에 대해 주호민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우선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고 밝혔다. 또 “아들이 특수반으로 분리된 시점부터 등교를 거부하는 등 불안하고 두려워했다”고 호소했다.

동료교사 A씨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녹음본 속 고발당한 특수교사는 받아쓰기를 지도하던 중 ‘고약하다’라는 단어가 나오자, B군에게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것은 고약한 일이야. 그래서 네가 지금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지 못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또 B군이 교실을 나가는 행위를 반복하자 특수교사는 교실 출입문을 막고 “공부 시간에는 나갈 수 없어. 너 지금은 (통합학급) 교실에 못 가. 왜 못 가는 줄 알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녹취된 내용을 들은 주호민 측은 해당 특수 교사를 지난해 9월 정서적 아동학대로 경찰 신고했으며, 12월 검찰 수사 착수 후 일주일 만에 재판이 시작됐다.

주호민 측은 이에 대해 “총 5명의 변호사 및 용인경찰서 아동학대 담당관과 상담을 거쳤다”며 “우리는 경찰 신고보다는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해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에 참여했다는 특수교사 동료 A씨는 “재판 중 녹취내용을 듣는데 '어? 이걸 가지고?'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검사는 ‘수업 도중 왜 짜증 섞인 말을 하고 한숨을 쉬었냐?’고 물었다. 특수 교사는 ‘제가 더 참아야 했는데 평정심을 잃었다’고 답해 혐의가 인정됐다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이후 녹음 내용을 듣고 ‘왜 아이가 갑자기 박수를 치냐?’, ‘다른 특수 교사들도 수업 시간에 한숨 쉬고 혼잣말하냐’, ‘어떤 상황에서 장애 아동에게 짜증이 나냐’는 부분이 쟁점이라 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A씨는 주호민 측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A씨는 “올해도 녹음기를 지니고 등교한 날이 있다고 한다. 주호민 아내는 유휴 교실이 없는 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증설해달라고 ○○시교육청, □□도교육청을 들쑤시고 다니더니 어느 날 갑자기 모든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서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2학기에 서울로 전학 간다고 했다더라”고 적었다.

아울러 “지난해 B군의 담임을 맡은 교사는 ‘특수 선생님 정말 존경할 만한 좋은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면서 “8월 말에 있을 3차 공판에서 특수 교사가 부디 무죄 판결받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교사 모두가 처할 수 있는 상황과 고통이기에 쉽지 않은 부탁임을 안다”며 탄원서 제출을 호소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