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한화 불펜의 ‘힘’…주현상, 장시환 다음은 누구?

배재흥 기자 2023. 7. 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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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강재민. 한화 제공



한화는 지난 25~26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 필승조의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우완 사이드암 강재민은 25일 3-3 동점이던 6회말 2점 홈런 포함 3실점 하며 0.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전날 좌완 김범수는 4-2로 앞선 8회말 선두 타자 김혜성과 로니 도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마무리 박상원과 급히 교체됐다. 소방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은 그러나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김범수의 책임 주자라 박상원의 실점으로 기록되진 않았으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쉬운 투구였다.

한화는 김범수, 강재민 등 필승조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키움을 상대로 이틀 연속 승리를 가져갔다. 버금가는 안정감을 보여준 불펜 투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한화는 25일 키움전에서 선발 한승혁이 일찍 무너지며 사실상 ‘불펜데이’를 가동했다. 강재민이 3실점 하긴 했으나 이태양(2.1이닝), 장시환(1이닝), 주현상(1이닝), 한승주(1이닝) 등 나머지 불펜이 흔들리던 마운드의 중심을 실점 없이 잡아줬고,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이 보태져 16-6 대승을 할 수 있었다. 다음날 키움전 역시 6회말부터 1.2이닝을 안타와 사사구 없이 막은 주현상의 역투와 조기 투입된 박상원 대신 10회말 마무리 투수로 올라 5-4, 1점 차 승리를 지킨 장시환의 호투 등 불펜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화 투수 주현상. 한화 제공



이 2경기는 올 시즌 한화 불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한화 마운드는 이번 시즌 필승조에만 의존하지 않고, 불펜 자원들이 번갈아 가며 활약해주고 있다. 전반기 5월까지는 윤대경이 19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평균자책 1.27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베테랑 정우람도 20경기 5홀드 평균자책 2.25로 큰 보탬이 됐다. 여기에 좌완 김기중과 고졸 신인 김서현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보태졌다. 윤대경과 정우람의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부터는 기존 필승조가 자리를 잡았고, 2군에서 조정을 거치고 돌아온 주현상의 맹활약이 더해졌다.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1패 3홀드 평균자책 2.11을 기록 중인 주현상은 최근 13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에는 개막 8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가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 다시 등록됐던 장시환이 불펜의 부담을 나누고 있다. 지난 25일 키움전에서 개인 19연패를 끊고 승리 투수가 된 장시환은 다음날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하기도 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주현상과 장시환 등의 활약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장)시환이의 경우 1군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중요한 보직에 바로 쓰긴 어렵지만, 주현상처럼 계속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기존 선수 중에 못 던지는 선수가 나오면 (역할을) 바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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