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만든 이미지·음악… 저작권 문제 해결해야 기업 수익으로 연결
업계 “저작권 문제 향후 수익화에 걸림돌”
저작권 문제 없는 데이터 확보가 기업에 필수
기업들이 원 창작자 허락 없이 훈련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나서면서 창작물 관련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AI 서비스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 지니뮤직, 저작권 문제 해결 안된 상태에서 AI 서비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AI 음악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는 아직 창작자들과 저작권 관련 논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선 “창작자와 저작권에 대한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AI 서비스를 성급하게 내놓은 대표적인 사례”라며 “향후 사업을 확대하면서 창작자와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니리라는 MP3 파일을 업로드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주고 이용자가 편곡하는 서비스다.회사는 서비스를 우선 무료로 공개했으며, 향후 MP3 다운로드 비용, AI로 편곡된 곡의 정식 발매 및 음원 유통에 따른 수익 등을 통해 사업화할 계획이다.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지니리라를 선보이면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저작권 이슈가 더 고민이었다”라며 “음원 유통사와 협회 등과 협의해 원 저작자가 음원을 악보로 생성하는 것을 허락받은 음원만을 서비스에서 악보로 생성할 수 있다. 편곡한 곡이 실제 유통되면 얻게 될 수수료를 원곡자에게 어떻게 배분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원곡자의 저작권 수익을 보호할 방침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니뮤직이 저작권 보호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AI를 활용한 편곡 서비스는 지금까지 전혀 없던 새로운 서비스이기 때문에 협회를 통해 저작권 관련 각종 절차를 협의해야 하지만, 아직 논의가 충분히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라고 했다. 음저협은 음원 플랫폼이 음악을 통해 얻는 매출 중 일부를 저작권이 있는 작사 작곡가에게 배분하는 신탁단체 역할을 한다. 음저협 관계자는 “지니뮤직 측은 AI 관련 악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간단한 내용만 전달했으며, 실제 공개된 서비스에는 앞서 회사가 협회에 밝힌 것보다 더 많은 기능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는 아직 지니리라는 무료로 베타서비스 중이라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임을 강조하며 “(베타서비스 중) 협회와 권리권자들과 소통하면서 합의를 진행하겠다”라고 했다.
◇ 계속되는 저작권 분쟁… 이슈 없는 데이터 확보가 기업에 중요
AI 서비스에서 저작권 문제가 계속 불거지자, 업계에선 이에 대비해 서비스 초기부터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미지 제공 업체에서 정식으로 이미지를 제공받아 AI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달 28일 AI 기술로 제작한 AI 휴먼 이미지를 게티이미지를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게티이미지와 이미지 생성 및 판매, 신규 사업 추진 등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미드저니나 스테이블 디퓨전 등 생성형 AI가 만드는 것은 사실상 원작자의 창작물을 베낀 형태라 상업적으로 활용하기가 어렵다”라며 “게티이미지에서 제공받은 스톡이미지로 AI를 훈련해 향후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상업용 이미지의 판매 유통업을 게티와 함께한다”라고 했다.
어도비는 지난달 20일 기업용 AI 솔루션인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파이어플라이가 생성하는 이미지가 어도비 스톡 이미지, 개방형 라이선스 콘텐츠 및 저작권이 만료된 기타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라고 밝혔다. 앞서 어도비는 올 초 자사 제품 사용자가 만든 그래픽으로 AI를 훈련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서비스 약관에 ‘제품과 서비스 개발과 향상을 위해 머신 러닝 등의 기술에 사용자 콘텐츠를 분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인데, 회사는 이러한 논란을 의식해 저작권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솔루션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I 관련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하면서, AI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 사용된 원작품의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이달 AI 규제 법안을 채택했다. 새 법안에 포함된 투명성 요건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경우 그 사실을 공개하고, AI 학습에 사용된 저작권 데이터를 요약해서 게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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