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 운명·탁신 복귀···태국 정치, 8월초 격랑 예고
총리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교착상태에 놓인 태국 정치가 다음달 초 추가 격랑을 앞뒀다. 제1당 대표의 총리 재도전 가능성이 결정되며, 정계 거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복귀가 예정돼 있다.
2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헌법재판소는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의 재지명에 관한 청원을 심리할 것인지 여부를 다음달 3일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태국 국민권익 구제기관 옴부즈맨사무소는 의회가 피타 대표를 총리 후보로 재지명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헌재에 청원했다.
태국은 새 정부를 이끌 총리를 아직 선출하지 못했다. 앞선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전진당 피타 대표는 지난 13일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 단독 후보로 나섰지만, 군부 반대로 과반 찬성 획득에 실패했다. 이어 19일 다시 후보로 나설 계획이었으나, 의회는 한차례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내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타 후보는 재지명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전진당과 지지자들은 반발했고 법조계 일각에서도 위헌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당초 27일 의회에서 총리 선출 투표가 새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헌재에 청원이 제기됨에 따라 연기됐다. 완 노르 마타 하원의장은 “헌재가 청원을 기각하면 새로운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다음달 9일 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국 정계 거물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다음달 10일 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 총선에 제2당 프아타이당의 총리 후보로 출마했던 그의 딸 패통탄 친나왓이 26일 직접 이 소식을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 군부가 제기한 부패 등 여러 혐의를 피해 15년 이상 자진 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태국 정계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있으며 프아타이당은 ‘친탁신계’로 분류된다. 프아타이당은 농촌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총선 국면에서부터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했었다. 탁신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일단 태국으로 돌아온다면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 경찰 측은 “탁신은 귀국 즉시 사법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경찰은 비행기가 착륙하면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이고, 탁신은 법정에 가야 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탁신 전 총리에게 제기된 혐의로는 최대 징역 12년에 처해질 수 있다.
탁신 전 총리가 감옥행을 감수하면서 태국행을 결정한 시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프아타이당은 앞서 전진당으로부터 총리 출마 권한을 넘겨받은 이후 여러 정당과 접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탁신 전 총리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 귀환을 두고 “당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탁신 전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프아타이당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 프아타이당의 정부 하에서 경제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당 측은 탁신 복귀는 “사적인 문제”이며 정부 구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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