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 이승엽 이후 30년 만에 청룡기 제패... '전국대회 우승만 22번째' 이승헌 7이닝 104구 무실점 역투+전미르 2타점 결승타 [목동 현장리뷰]
경북고는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물금고를 4-1로 꺾고 청룡기 정상에 올랐다.
전국대회 22번째 우승이자, 8번째 청룡기 우승이다. 청룡기선 8번째로 해당 대회 최다 우승팀인 경남고(9회)를 바짝 쫓았다. 2000년대 들어 침체기를 맞았던 경북고는 2015년 봉황대기 우승, 2016년 대통령배 4강, 2019년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4강으로 부활의 조짐을 보이더니 이번 우승으로 명문 재건의 정점을 찍었다.
선발 투수 이승헌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과 득점권에서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승헌은 7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7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타선에서는 전미르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경북고 오타니의 존재감을 뽐냈다.
한편 경남 양산의 자랑, 물금고의 기적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번 대회에서 물금고는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에도 주장 공민서를 중심으로 한 번 터지면 겉잡을 수 없이 폭발하는 응집력 있는 타선 덕분에 '미라클 물금'이란 애칭을 얻었다. 16강에서 마산고에 10점 차 열세를 극복하고 14-12 대역전극을 쓰더니 8강에서는 우승후보 충암고를 11-9로 격파하며 창단 첫 4강에 올랐다. 4강에서는 마찬가지로 경기상업고와 창단 첫 4강 진출팀 매치업에서 13-5로 승리, 전국대회 결승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물금고는 공민서(중견수·3학년)-강도경(유격수·3학년)-고승현(좌익수·3학년)-김기환(지명타자·2학년)-김우성(포수·2학년)-고동재(우익수·2학년)-이승주(2루수·2학년)-이재환(1루수·1학년)-김준영(3루수·1학년)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3학년 우완 배강현.
경북고는 김세훈(유격수·3학년)-박관우(좌익수·2학년)-임종성(3루수·3학년)-전미르(지명타자·3학년)-이승현(포수·3학년)-김우혁(1루수·2학년)-안정환(우익수·3학년)-박현후(2루수·2학년)-박건우(중견수·3학년)로 타선을 꾸렸다. 투수는 3학년 우완 이승헌.
경북고는 에이스 전미르를 비롯해 박경도, 김병준이 등판하지 못한다. 물금고는 경기상업고와 4강전에서 7이닝(105구) 4실점(2자책점) 호투로 물금고의 결승 진출을 견인했던 1학년 조동휘가 투구 수 제한으로 나서지 못한다.
초반 분위기는 경북고가 주도했다. 1회말 김세훈과 박관우가 볼넷으로 연속 출루했고 임종성이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전미르가 깨끗한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경북고가 선취점을 뽑았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안정환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박건우가 1루수 옆 스치는 2루타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김세훈이 좌익수 쪽으로 공을 멀리 보내면서 3루 주자가 홈인, 경북고가 3-0으로 앞서갔다.
3회 득점 없이 쉬어간 경북고는 4회 행운의 득점을 올렸다. 안정환의 볼넷 출루, 박헌후의 보내기 번트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 김세훈이 날린 공을 물금고 좌익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2루에 있던 안정환이 홈을 밟으면서 경북고는 4-0으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반면, 전 경기 13득점으로 활화산 같던 물금고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경북고 선발 투수 이승헌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1회초 김도경과 김기환이 안타로 출루에는 성공했으나, 이승헌이 김우성을 시속 124㎞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물금고는 2회초에도 선두타자 고동재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이승주의 보내기 번트, 이재환의 2루수 땅볼로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이승헌이 또 한 번 김준영을 떨어지는 시속 123㎞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까지 10점 차까지 지고 있던 경기도 뒤집었던(16강 마산고전 14-12 승) 물금고이기에 4점 차에도 긴장감은 끝까지 유지됐다.
하지만 경북고 투수 이승헌의 역투가 빛났다. 이승헌은 6회초 1사 1루에서 유격수의 포구 미스에 이은 송구 실책으로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재환과 김준영을 연속해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7회초에도 이승헌은 공민서에게 중전 안타, 고승현에게 중전 안타에 이은 2루 도루를 허용해 1사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김기환을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 김우성을 3루수 땅볼 처리하면서 물금고 타선을 잠재웠다. 포효하는 이승헌과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물금고 타자들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이승헌은 7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7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고 박성훈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물금고는 이승헌이 내려가고 나서야 첫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8회초 1사에서 이승주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재환의 희생 번트 때 3루수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1사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김준영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되자 경북고는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박관우를 마운드에 투입시켰다. 박관우의 자리에는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전미르가 대신했다.
공민서가 볼넷을 얻어내 한 점을 만회했지만, 강도경이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 고승현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9회에도 김우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미라클 물금'의 질주는 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
경북고는 이승엽 감독이 2학년 시절이던 1993년 우승 이후 30년 만에 청룡기를 제패하면서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목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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