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로 전환점 맞이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IT동아 권명관 기자]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 친환경 동력을 활용하는 소형 이동수단을 뜻한다. 전동 휠,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 등이 대표적인 마이크로 모빌리티이며, 최근에는 초소형전기차, 다목적 전기차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개인용(1인용) 이동수단을 뜻하는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로도 불린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복잡한 교통 상황을 피해 좁은 골목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기존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걷기에 애매한 거리를 연결하는데 유용하다. 쉽게 말해, 자동차를 타기에는 가깝고, 걷기에는 먼 거리를 가는데 유용한 이동수단이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많은 인구가 한정된 공간에 밀집하고 있는 대도시화 현상, 스마트폰과 배터리 기술의 발전, 위치 기반 시스템의 정확도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공감하는 공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진다. 시장 조사 기관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는 2022년 438억 5000만 달러에서 2023년 523억 1000만 달러로, ‘IMARC Group’은 2022년 475억 6000만 달러에서 2028년 1183억 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30년 5,000억 달러(한화 약 636조 75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친환경 이동수단으로도 주목받는다. 전기를 주요 동력 자원으로 사용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기존 내연엔진 이동수단과 달리 거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거주민 5명 중 1명이 하루 1회 이동을 자동차가 아닌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면 유럽 교통운송 부문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8%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도시민 20%가 일주일에 한 번 자동차 대신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면 런던에서 뉴욕까지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만큼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배터리 교체로 전환점 맞이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앞서 언급했듯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주요 동력원은 전기다. 이에 따라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배터리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배터리를 내장해 충전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늘어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온전하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충전한 배터리를 교체하는 서비스, 플랫폼 등이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교체형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750억 원)를 넘었다. 실제로 배터리 교체형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전기 스쿠터에 배터리 교체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싱가포르의 ‘오이카(Oyika)’는 싱가포르 인슨벤처캐피털과 태국 BPIN 등으로부터 14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오이카는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BaaS(Battery as a Service) 스타트업이다. 주간 및 월간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전기 스쿠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교환소에서 충전한 배터리를 교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인도네시아의 전기 스쿠터 배터리 교체 솔루션을 개발하는 BaaS 스타트업 ‘스왑에너지(Swap Energi Indonesia)’도 온딘캐피털로부터 93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1,500개 이상의 교환소를 운영 중이다. 또한, 인도의 ‘집일렉트릭(Zypp Electric)’은 대만 전기 스쿠터 플랫폼 기업 고고로와 굿이어벤처스, 9유니콘, WFC, 벤처카탈리스트, 렛츠벤처 등으로부터 326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인도 내 전기스쿠터 물량 확보와 배터리 교체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배터리 중심으로 연결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국내에도 배터리 교체를 통해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연결, 하나의 플랫폼으로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교체형 배터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이노모티브’다. 이노모티브는 기존 배터리 교체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과 달리, 배터리에 통신 모듈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스마트 배터리 팩’이다.
이노모티브 김종배 대표는 “스마트 배터리 팩은 배터리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배터리 충전 상태뿐만 아니라, 운행할 수 있는 거리, 배터리 수명 등을 체크한다”라며, “또한, 하나의 스마트 배터리 팩에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 초소형전기차 등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연결해 통합 제어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노모티브의 스마트 배터리 팩은 전동 킥보드, 전기 스쿠터 등으로 나뉜, 분리된 개별 모빌리티에 종속되지 않는다. 전기 스쿠터에 장착했던 배터리를 전기 자전거에 옮길 수 있고, 전기 자전거에 장착했던 배터리를 초소형전기차에 옮길 수 있다. 또한, 방전된 배터리는 태양광패널 등 친환경 에너지로 운영되는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된 배터리와 바로 교체, 이동거리를 늘릴 수 있다.
김 대표는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와 충전스테이션을 통해 연결되는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특정 지역의 이동수단으로 활용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스쿠터(이륜차)를 많이 사용하는 농촌 지역, 걸어다니기에는 먼 도외 관광지, 카트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리조트나 골프장, 넓은 부지에서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산업 지역(조선소, 철강소 등) 등에 유용하다”라며, “스마트 관광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국내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근 객실 수 65만 개를 가진 3만여 개의 베트남 리조트에 다목적 전기차 공급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인도와도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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