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에 2000원이라니”...천정부지 오이값에 대체재 찾는 상인들

김민소 기자 2023. 7. 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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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지난주부터 손님들에게 기본 안주로 제공하던 채소를 오이에서 당근으로 바꿨다.

지난주부터 오이 가격이 1개당 1000원이 넘자 김씨의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는 "날이 더워 대학생들이 오이를 소주에 넣어 먹기도 하고 (안주로도) 많이 찾았는데, 값이 부담하기 힘든 수준이라 당분간 당근을 썰어주기로 했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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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호우에 햇빛 못 본 오이
1개당 1000~2000원 넘어
당근·토마토 등으로 대체
정부, 이달부터 수급 지원

서울 서대문구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지난주부터 손님들에게 기본 안주로 제공하던 채소를 오이에서 당근으로 바꿨다. 지난주부터 오이 가격이 1개당 1000원이 넘자 김씨의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는 “날이 더워 대학생들이 오이를 소주에 넣어 먹기도 하고 (안주로도) 많이 찾았는데, 값이 부담하기 힘든 수준이라 당분간 당근을 썰어주기로 했다”고 푸념했다.

최근 기록적인 집중호우에 오이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당 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오이 10개의 소매가격은 1만2070원으로 한 달 전(7578원)보다 59% 뛰었다. 도매가도 마찬가지다. 오이 100개 도매가 평균은 6만5875원으로 한 달 전(4만7690원)보다 38% 올랐다. 일부 대형마트에선 오이 1개를 2000원에 팔고 있다.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른 2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오이를 구매하고 있다./뉴스1

오이는 이번 폭우에 직격타를 맞았다. 오이는 생육기에 충분한 햇볕을 쫴야 하는데,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육이 부진해 상품성이 떨어져 폐기되거나 헐값에 팔린 상품들이 많은 탓이다. 충북 진천군에서 오이 농사를 하는 농장주는 “장마철 동안 일조량도 줄고 비바람이 거세지면서 2주 전보다 (오이) 출하량이 절반가량 떨어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수급량도 줄었다. 이날 기준 호우로 물에 잠긴 농경지는 3만5815.5㏊로, 서울 여의도 면적(290㏊)의 127.1배에 달한다.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전국에 유통되는 오이도 줄어들어 판매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식당 주인들은 어쩔 수 없이 오이가 들어간 메뉴를 당분간 팔지 않거나, 오이 대신 다른 채소로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일식집을 운영하는 강모(40)씨도 지난 월요일부터 가게 입구에 “오이무침 한정 판매”라는 글귀를 써 붙였다. 접시당 3000원에 판매돼 주머니가 가벼운 손님들의 단골 메뉴였지만, 오이가 개당 2000원까지 오르면서 강씨는 소량만 판매하기로 했다.

그는 “근처 할인마트에서 매일 오이를 사 오는데, 지난주 개당 2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보고 평소의 절반 정도만 사기 시작했다”며 “오이 가격이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은 토마토 메뉴를 추가로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오이를 비롯한 채솟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에서도 수급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전날 수해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품목 출하 장려 등 수급 지원 방안을 내놨다. 100억원대 재정을 투입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오이 농가 역시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오이·깻잎에 출하 장려비를 지급해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27)부터는 소비자 부담도 덜어진다. 정부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도 최대 30%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 부담 역시 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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