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부적정 사용 에너지공대···산업부는 총장 해임 건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1억3000여만원 상당의 법인카드·업무추진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사례가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에너지공대 이사회에 대학 운영을 총괄하는 윤의준 총장의 해임을 건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에너지공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여당에서 ‘한국전력이 지난해 9월 에너지공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업무 컨설팅 결과,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진행돼 일각에선 ‘정치적 감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에너지공대는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 특화 연구 중심 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명분으로 추진, 지난해 3월 전남 나주에 개교한 국내 첫 에너지 특화 대학교다.
감사 결과, 규정을 지키지 않고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례가 264건, 1억2600만원 규모였다. 주로 공휴일·휴무일이나 심야에 증빙 자료 없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고액의 식사비용을 여러 차례 나눠 결제한 사례도 있었다.
에너지공대 A교수는 모 한정식 식당에서 음식값 127만원을 법인카드와 연구비 카드 3개로 나눠 1분 간격으로 결제했다. 이 교수는 총 14회에 걸쳐 880만원을 분할 결제했다.
업무추진비 사용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28건 있었다. 사업비로 사용해야 할 출연금 208억원을 기관 운영비와 시설비로 집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사회와 산업부 보고 없이 내부 결재만으로 13.8%의 급여 인상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임원급인 처장은 연봉이 3500만원 뛰었다. 1700만원가량의 시간외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도 적발됐다. 임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임차 사택을 지원하면서 지원 한도를 벗어나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320만원을 지급한 일도 있었다.
에너지공대 교수 14명은 총 31건에 걸쳐 2000만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목적 외로 사용했다. 연구과제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무선 헤드폰, 신발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을 구입하는 데 연구비를 집행하는 식이다.
산업부는 에너지공대 이사회에 대학 운영을 총괄하는 윤의준 총장의 해임을 건의했다. 학교 관리감독 미흡, 총장 개인의 업무추진비 집행·관리 부적정 사례가 드러났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는 비위 관련자에 대해 징계 6명, 주의·경고 83건 등의 처분을 요구했다. 부당하게 수령한 시간외 근무수당과 법인카드 부정사용 금액, 연구목적 외 집행된 연구비 등과 관련해서는 총 5900만원을 환수토록 조치했다.
이번 산업부 감사와 별개로 에너지공대와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도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전남도와 나주시, 한전을 대상으로 에너지공대 출연금 집행 적법성과 관련한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남도와 나주시는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총 2000억을 에너지공대에 출연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달 28일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올해 에너지공대 출연액을 애초 계획인 1016억원에서 30% 줄인 708억원으로 결정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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