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AEA에 ‘핵시설 감시체계 먹통’ 사과… 오염수 감시 괜찮을까
일본 원전 시설 운영 및 투명성 논란 지속
일본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의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대상으로 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체계가 최근 일부 방해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사 측은 라파엘 그로시 IAEA사무총장이 이달초 방문했을 당시 이 문제를 사과했으나, 일본의 원전 시설 운영과 관련된 투명성 논란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NHK 등에 따르면 롯카쇼무라 재처리 공장 운영사인 일본원연(JNFL)의 마스다 나오히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 발생한 IAEA 사찰 카메라의 감시 중단과 관련해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사과를 건넨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마스다 대표는 “IAEA 활동에 지장을 준 심각한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IAEA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를 강구하겠다고 사과했다”며 “우리가 핵 보안에 대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IAEA도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카쇼무라 공장은 일본 최대 핵연료 재처리 시설로 내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8톤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어 IAEA의 감시 대상이다. 하지만 지난 1월 시설 일부의 조명이 꺼지면서 IAEA 카메라에 의한 감시가 약 2시간 가량 중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선 지난 2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냉각하는 설비가 8시간 동안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통상 24도 정도로 유지되던 폐기물 온도가 한 때 32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일본원연은 이같은 문제를 하루 뒤에야 발표해 비판을 받았다. 롯카쇼무라 공장은 재처리 과정에서 삼중수소, 크립톤과 같은 방사성물질을 다량 배출할 수 있기에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돼 왔다.
그간 일본 내에선 롯카쇼무라 공장 뿐만 아니라 원전 시설 운영과 관련해 여러 투명성 논란이 이어진 바 있다. 특히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2호기에서 발생한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2014년부터 바다에 유출된 사실을 은폐한 바 있으며, 2021년에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여과망이 손상된 사실도 은폐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도쿄전력이 정보하는 자료나 오염수 모니터링을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일본과의 정상회담 당시 오염수 방류 상황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은 지난 25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오염수 방류시 해수 등 모니터링 정보를 신속하게 공표하고, 방사성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 방류를 즉시 중단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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