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심심한 사과?” 문해력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흘이 왜 3일이냐? 4일이지”
“사과를 심심해서 하나”
단어 뜻을 잘못 이해하거나 문맥을 실제와 다르게 파악하는 ‘문해력 저하 논란’이 종종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다. 오늘을 뜻하는 ‘금일’(今日), 3일을 의미하는 ‘사흘’,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의미의 ‘심심한 사과’, 점심을 의미하는 ‘중식’ 등의 표현을 몰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싸움까지 벌인 이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는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문해력 향상 방법을 소개했다.
전문가인 한양대 국어교육과 조병영 교수는 26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며 “단어도 문장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 간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건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항상 10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다양한 위치, 역할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단어가 있다”고 했다.
현대인들의 낮은 문해력은 사회적 문제로도 꼽힌다. 조 교수는 문해력 저하가 전세계적 현상이라며 “우리가 글을 읽고 쓰는 상황, 사람들과 소통하는 환경 자체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으로 정보를 취하고 소통하는 세상이 돼서 글을 읽을 일이 없다”며 “긴 글 읽는 걸 어려워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글을 읽는 경향성 중 하나가 읽고 싶은 대로 읽는 것,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특히 요즘 알고리즘이 더 그렇게 되도록 만든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보면 자기가 보고, 듣고, 믿고 싶은 것만 취하게 되는 확증편향이 발생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내 구미에 맞는 것만 계속 읽게 되면 내가 항상 옳은 사람이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허수아비의 오류’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조 교수는 짚었다. ‘허수아비의 오류’는 상대가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허수아비’(허상)를 만들어 계속 공격하는 것을 이른다.
그렇다면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조 교수는 책을 읽는 것은 물론 많은 정보 중에 내게 도움이 되는 것, 바람직한 것, 진실된 것을 판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보를 발견했을 때 던질 수 있는 질문 세 가지를 꼽았다.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풍부하게, 구체적으로 있는가’ ‘하나를 읽고 난 다음 다른 자료를 통해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가’ 등이다.
조 교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 있다,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을 항상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스로 어떻게 글을 읽고 쓰는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거기까지 나아가야 문해력이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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