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여름에도 눈이 뻑뻑”…여름철 안구건조증 원인과 치료법은? [눈+사람]
하이닥과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의사 4인이 함께 알아보는, 사람의 눈 이야기. 시력을 해치는 질환과 눈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을 매주 소개합니다.
안구건조증. 말 그대로 눈이 건조한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안구건조증은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생기는데, 덥고 습한 여름에도 눈이 뻑뻑하고 가려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과 전문의 김승민 원장(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은 여름철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으로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기를 꼽았다. 실내에서 오랫동안 냉방 기기를 가동하면, 냉방기기의 바람이 눈물의 증발을 촉진해 안구건조증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것. 김승민 원장에게서 여름철 안구건조증에 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구건조증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안구건조증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면 눈 표면에 염증이 발생하고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각막이 마르면서 눈 표면이 거칠어져 일시적으로 시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누적되면 각막 표면이 거칠어져 영구적으로 시력이 저하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합니다.
안구건조증을 더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하루 종일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모니터를 봐야 하는 직업군은 눈의 피로도가 더 심해질 수 있는데요. 장시간 모니터 사용으로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 건조 현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눈을 자주 깜빡여야 눈물의 지방 성분이 눈 표면에 골고루 도포되는데, 눈 표면의 지방 성분이 부족해지면서 눈물이 과다하게 증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니터를 50분 정도 사용했다면 10분 정도는 휴식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백내장 수술 또는 라식·라섹 수술을 받은 사람은 안구건조증에 취약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 마이봄샘 기능부전으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나빠지면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에는 가능하면 육류, 트랜스 지방 섭취는 줄이고 오메가 3가 풍부한 음식, 저염식을 생활화하고 음주, 카페인 음료 등은 삼가야 합니다.
안구건조증이 있는지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은?
1.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쓰다 보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침침하다.
2. 빛에 민감한 눈부심, 빛, 번짐 증상을 자주 느낀다.
3. 에어컨, 히터, 선풍기 등이 작동하는 실내에서 눈이 시리다.
4. 약한 바람이나 연기에도 눈이 맵다.
5. 모래나 먼지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진다.
6. 자고 일어나면 눈에 통증과 충혈이 심하다.
7. 눈이 불편해서 야간에 운전하는 것이 힘들다.
위 질문 중에서 ‘예’라는 답변이 3~4개 이상이면 중증도, 5개 이상이면 중증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자가 진단을 통해 안구건조증이 의심되면 즉시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원인에 따라 안구건조증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도 하나?
안과에서는 눈꺼풀과 눈물막, 각막 및 결막의 상태, 눈물 생성 및 분비량, 마이봄샘 염증 동반 여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그에 따른 치료를 진행해야 증상 개선이 가능합니다.
먼저, 수성층의 부족에 따른 안구건조증은 인공 눈물 점안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 방법이기도 한데요. 인공 눈물을 이용해 모자란 눈물 성분을 공급해 주는 원리입니다. 연고 형태, 안약과 연고의 중간 정도인 묽은 젤리 형태 등 여러 종류의 점안액이 있으므로, 자기 눈에 편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눈꺼풀 염증이 원인이라면 인공 눈물보다는 염증 치료에 더욱 주력해야 합니다. IPL 레이저 시술은 마이봄샘의 온도를 67도까지 올려 마이봄샘 입구에 굳어 있는 기름을 녹이는 방법입니다. 피부에 화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세균이나 기생충은 태워버리기 때문에 다래끼나 충혈, 가려움, 건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인공 눈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은?
일회용 인공 눈물에는 방부제가 첨가되어 있지 않습니다. 방부제가 첨가된 인공 눈물에는 독성이 강한 ‘벤잘코늄’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요. 방부제가 들어 있는 제품을 하루 6회 이상 사용하면 각막세포 성장을 방해하고 심하면 각막염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라면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또한 개봉한 인공 눈물의 사용 기간은 1개월 이내이며, 일회용 인공 눈물은 개봉 후 하루 이상 사용하면 안 됩니다. 사용할 때 입구를 손으로 만지면 균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오염 방지를 위해 여러 사람이 인공 눈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인공 눈물은 하루에 4~5회 점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보통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 인공 눈물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자세는 투입구 부분이 눈에 닿아 세균 감염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개는 30도 정도만 살짝 뒤로 젖히고,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잡아 흰자위나 빨간 살 부분에 살짝 떨어뜨리면 됩니다. 점안 후에 눈을 바로 깜박이면 인공 눈물이 흘러내릴 수 있으므로 30초 정도 눈을 살포시 감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인공 눈물을 열심히 점안해도 안구건조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다른 치료법이 있을까?
인공 눈물을 점안하더라도 수분층이 부족한 경우에는 누점폐쇄술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누점폐쇄술은 생산된 눈물이 빠져나가는 두 개의 구멍 중 하나를 막아, 눈물이 더 오랫동안 눈 안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정도에 따라 아래쪽 또는 위·아래를 모두 막을 수도 있고,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막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눈물점을 제거하는 기구를 삽입할 수 있고, 전기로 소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름철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생활 습관에 대해 알려달라.
먼저, 야외 활동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으며,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를 작동시키는 실내에서는 가습기 등을 사용해 습도를 60%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할 때는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오래 봐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이 좋은데요. 특히 20분 간격으로 20피트(6m) 정도 떨어진 곳을 20초 동안 바라보는 ‘20-20-20’ 규칙을 기억하고 실천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자기 전에는 눈에 따뜻한 수건을 올려놓아 10분 정도 온찜질을 해주면 눈 주변의 막힌 기름샘을 뚫어주어 안구건조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단, 온찜질을 할 때는 눈과 눈 주변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승민 원장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안과 전문의)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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