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제복의 영웅들’ 사진 찍어드려요”

오재용 기자 2023. 7. 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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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에서 진행된 6·25 정전 70주년 기념 '제복의 영웅들' 사진 촬영을 위해 모인 제주지역 6·25 참전 유공자 30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4층 대회의실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백발의 ‘노병’들로 종일 북적였다. 6.25 참전 용사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제복의 영웅들’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노병들은 흰색 반소매 와이셔츠에 남색 넥타이, 상아색 재킷까지 정복을 차려입고, 차례대로 카메라 앞에서 섰다. 이 정복은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국가보훈처가 지급한 것이다. 익숙지 않은 카메라 앞이 어색할 만도 한데 모두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포즈를 취해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 촬영을 맡은 양종훈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는 연신 셔터를 누르며 “최고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분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드릴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촬영 현장 바로 옆에는 순서를 기다리며 메이크업을 받는 유공자 어르신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이날 화장 봉사는 대학생으로 이뤄진 NH농협은행 엔돌핀 봉사단이 맡았다.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에서 진행된 6·25 정전 70주년 기념 '제복의 영웅들' 사진 촬영을 위해 모인 제주지역 6·25 참전 유공자가 촬영에 앞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김영현(91) 할아버지는 “내가 18살 때 참전해 군대 생활만 5년 9개월을 했다.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다”며 “70년이 지나서 이렇게 생전 처음 화장까지 하고 사진을 찍게 될 줄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진이 아닌 영상으로 어르신들의 모습을 담는 작업도 이뤄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늙은 사람이 뭘 할 줄 알겠느냐”면서도 금세 몸을 일으킨 참전 용사 어르신은 재킷 단추까지 야무지게 잠그고, 멋들어진 경례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송치선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제주도지부장은 “이번에 촬영한 사진이 후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나라사랑 정신을 갖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제주농협과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제주도지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복의 영웅들, 영웅사진 나눔 사업’을 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행사 기획에 동참한 양종훈 교수는 “영웅사진 나눔 사업은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유공자를 예우하고 나라를 지키는데 젊음을 바친 호국영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말했다. 제주농협은 이날 1차 촬영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제주지역 6·25 참전유공자 200여 명의 사진을 촬영해 액자에 담아 선물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예우문화 확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영웅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전시회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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