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뿌리면 쓰러지는거 아니야' '…롯데 역사 기록한 날 '동료들의 강력한 선물 폭탄'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커피 뿌린 선수가 누구야? 아이스박스 테러는 또 누구야"
롯데 구승민이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 6회말 4-2로 앞선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구승민은 두산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양석환과 로하스를 삼진을 돌려 세우며 홀드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100홀드를 기록한 구승민은 롯데 프랜차이즈 최초 100홀드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통산 15번째 기록이다
구승민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2014년 1군 무대를 시작했고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8년부터 롯데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018년 14홀드를 시작으로 꾸준한 노력으로 100홀드 금자탑을 쌓았다.
롯데가 7-2로 승리해 100홀드를 기록한 구승민은 MVP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김원중,한현희,진승현,나균안을 비롯한 투수조 선수들은 조심스럽게 구승민을 위한 축하 파티를 준비했다.
특히 나균안은 콜라와 커피를 섞인 검은색 액체를 준비했다. 동료 선수들도 그 액체가 궁금한 듯 한 모금씩 마셔보는 진풍경을 보였다.
인터뷰가 생각보다 길어지자 김원중이 인터뷰하는 구승민의 다리에 물을 뿌리며 은근슬쩍 물세례에 대한 암시를 줬다.
눈치빠른 구승민은 인터뷰가 끝나자 바로 방송용 마이크를 제거하며 동료선수들을 피해 뛰어 나갔지만 대형 아이박스가 든 진승현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거기에 검은색 액체를 준비한 나균안의 한 박자 늦은 공격에 완벽히 당했다.
구승민은 동료들의 물폭탄 세례에 대해서 "처음 맞아본다. 시원한데 너무 젖었다. 선수들이 축하해 줘서 너무 행복한 것 같다"며 가장 기억나는 선수에 대해 "커피 뿌린 선수가 누구냐? 아이스박스도 기억난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나균안이 콜라와 커피를 섞은 대형 물폭탄을 준비한 뒤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현희는 대형 과자통에 음료수를 가득 담은 채 동료들과 사인을 주고 받고 있다.
▲나균안이 구승민에게 커피 폭탄으로 공격을 하고 있다.
▲대형 아이스박스 물폭탄을 맞는 롯데 구승민.
▲동료들의 거침없는 축하를 받은 구승민이 팬들의 환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최초 100홀드를 기록한 구승민은 "롯데라는 팀에서 할 수 있어서 더 영광인 것 같다. 한 명도 없다고 하니까 이 한 팀에서 '꾸준히 잘했구나'라고 와닿는 것 같다"며 "앞으로 어린 친구들을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끔 많이 알려주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이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나하나 홀드를 기록할 때마다 몇 번째인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2년 연속, 3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했다"며 "내일 다시 준비할 것이고 다 잊고 들뜨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구단 최초 100세이브를 기록한 구승민에게 김원중이 엎드려서 다리에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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