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빠진 키움의 진짜 문제, 경기당 6명 투수 투입되어도…지키지 못하는 불펜

김하진 기자 2023. 7. 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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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재웅. 연합뉴스



키움이 후반기 들어 험난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키움은 26일 현재 10개 구단 중 9위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첫 3연전인 사직 롯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작성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으나 오히려 홈으로 옮겨와서는 한화에 2연패를 당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와는 4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최근 큰 악재를 맞이했다. 중심 타자 이정후가 왼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전력에 큰 누수가 생겼다. 전반기 막판부터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키움으로서는 아쉬운 부상 이탈이다.

키움 원종현. 연합뉴스



하지만 키움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된 원인은 이정후의 부상 때문이 아니다. 불펜의 부진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키움은 후반기 들어서 경기당 평균 시간이 3시간 43분으로 가장 길다. 투수 교체가 잦으니 경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키움은 후반기 들어 한 경기당 평균 5.08명의 투수를 소모하고 있다. 구원 계투진 평균자책은 이 기간 8.00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부진하고 있다.

키움 김동혁. 키움 히어로즈 제공



지난해 키움이 가지고 있던 약점이 더욱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키움은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가을무대에서 불펜 불안에 시달렸다. 선발 자원이었던 최원태, 한현희(현 롯데) 등이 불펜 투수로 투입되기도 했다. 김재웅의 활약으로 경기 후반 뒷문을 틀어막을 수 었었지만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는 불펜으로 희비가 갈렸다.

키움은 2022시즌을 마친 뒤 불펜 보강에 힘썼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원종현을 가장 먼저 데려왔고 임창민, 홍성민, 변시원 등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보강한 만큼의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원종현은 지난 7월 중순 오른 굴곡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재활 기간은 1년으로 시즌 아웃이다.

김재웅의 투구는 지난해만 못하다. 올시즌 42경기에서 1승3패5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 4.46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월 들어서는 9경기에서 7.1이닝 6실점 평균자책 7.36으로 많은 실점을 허용하는 중이다.

그나마 마무리 임창민이 1점대(1.67)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뒷문을 지키고 있지만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전에 불펜 투수들이 실점을 대거 허용해 손 쓸 수도 없다.

26일 경기에서는 4-4 동점 상황에서 임창민이 9회초를 틀어막아 연장까지 돌입했지만 연장 10회 마운드에 오른 김동혁이 선두타자 닉 윌리엄스를 유격수 땅볼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이후에는 스스로 무너져 팀 패배의 빌미를 주고 말았다.

키움은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갖추고 있는 팀 중 하나다. 토종 에이스 안우진을 필두로 선발진 평균자책은 3.34로 10개 구단 중 가장 성적이 좋다.

하지만 전반기에는 타선이 선발을 뒷받침하지 못하더니 이제 후반기에는 불펜이 말썽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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