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30년 받았던 니코틴 남편 살해 혐의 아내, 다시 재판 받는다

양다훈 2023. 7. 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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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코틴 원액이 탄 음식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30대 여성 A씨는 남편 B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섞은 음료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평소 전자 담배를 피웠던 A씨는 니코틴 원액을 가게에서 불법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자 A씨는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B씨에게 다시 건넸고 이를 마신 B씨는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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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유죄 확신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 남아있어”
연합뉴스
 
니코틴 원액이 탄 음식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27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죄 부분에 대해 제시된 간접증거들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로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며 “추가적으로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원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라는 점과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라며 “피고인이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피해자로 하여금 음용하게 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판시했다.

즉, 다른 경로를 통해 피해자가 니코틴을 음용하게 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컵의 용량과 물의 양, 피고인이 넣은 니코틴 원액의 농도와 양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물컵에는 2/3이상 물이 남아있었다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일반적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니코틴의 치사량, 구할 수 있는 니코틴 원액 내지 희석액의 농도와 사망의 결과에 이를 만한 투입량, 투입 방법 등에 대한 정보와 분석이 필요하다”며 “압수된 니코틴 제품도 범행 준비 정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내연관계 유지나 피해자 사망으로 얻게 되는 경제적 목적 등이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충분한 동기로 작용할 수 있었는지 여부도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30대 여성 A씨는 남편 B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섞은 음료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출근하는 B씨에게 미숫가루, 꿀, 우유를 섞은 음료에 니코틴 원액을 탄 후 햄버거와 함께 건넸다. 평소 전자 담배를 피웠던 A씨는 니코틴 원액을 가게에서 불법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숫가루를 마신 B씨는 “가슴이 쑤시고 타는 것 같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꿀이 상한 것 같다”고만 답했다.

귀가한 B씨가 식사를 거부하자 A씨는 흰죽을 만든 뒤 다량의 니코틴을 넣어 먹게했고 B씨는 고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이송, 치료받은 뒤 귀가했다.

그러자 A씨는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B씨에게 다시 건넸고 이를 마신 B씨는 결국 숨졌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다.

기소된 A씨는 1심과 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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