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 높이서 다이빙 최병화 "죽음 위험 무릅쓰는 이유? 살아있음 느끼니까"

안영준 기자 2023. 7. 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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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병화(31·인천광역시수영연맹)가 27m에서 뛰어내리는 스포츠 하이다이빙 세계선수권 경기를 마친 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뛰었다"고 밝혔다.

최병화는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 출전해 하이다이빙 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렸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내 뒤를 이어 한국에서 하이다이빙을 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가진 모든 걸 전해주고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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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하이다이빙에 첫 도전해 23명 중 최하위
국가대표 최병화가 2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씨사이드 모모치 해변공원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하이다이빙 3라운드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3.7.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후쿠오카(일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의 최병화(31·인천광역시수영연맹)가 27m에서 뛰어내리는 스포츠 하이다이빙 세계선수권 경기를 마친 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뛰었다"고 밝혔다.

최병화는 27일 일본 후쿠오카 모모치 씨사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3·4차에서 113.1점을 기록, 1·2차까지 합산한 최종 점수 187.50점으로 23명 중 23위에 자리했다.

금메달인 472.80점의 콘스탄틴 포포비치(루마니아)보다 285.3점이나 차이나는 큰 격차였지만, '한국 유일의 하이다이버' 최병화는 한국 선수 최초 세계선수권 출전이라는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하이다이빙은 일반 다이빙과 다르게 아파트 10층 높이인 27m에서 몸을 던지는 종목이다.

수면과 몸이 맞닿을 때 속도가 시속 90㎞에 달해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야 한다. 실제로 경기 도중 선수가 사망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선수들은 다이빙을 마치자마자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안전요원들에게 손을 들어 자신이 무사히 살아남았음을 알려야 한다.

국가대표 최병화가 2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씨사이드 모모치 해변공원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하이다이빙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7.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최하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최병화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죽을 수도 있는 큰 위험이 있음에도 왜 뛰어내리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 올라서지 않으면 완전하게 알 수 없다. 살아있고 싶어서 여기에 왔다"고 답했다.

아파트 10층, 인간이라면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는 높이다. 동작이 조금만 잘못돼도 입수와 동시에 하체와 허리 등에 큰 충격이 가해진다.

하지만 최병화는 "나는 일본에 올 때에도 비행기를 타고 오지 않고 구름을 타고 왔다"고 농담한 뒤 "높이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며 웃었다.

다만 그 역시 정신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두려움은 피할 수 없다.

그는 "내가 이 기술을 하다가 다쳤거나, 동료가 어느 높이에 도전하다가 다쳤거나, 친한 동료들이 경기 중 사망했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국가대표 최병화가 2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씨사이드 모모치 해변공원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하이다이빙 3라운드를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2023.7.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또한 최병화는 27m라는 높이에 더해 한국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또 다른 난관과도 싸우고 있다.

그는 "환경적은 어려움은 분명히 있다. 한국에는 이 높이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실력을 끌어올리기가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에 불만은 없다. 나 말고는 아무도 해 본 사람이 없기에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병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국내에선 27m 높이에 맞는 훈련장이 없어 높이 대비를 하지 못했고, 현장에 온 뒤 실전 경기를 포함 단 아홉 번의 다이빙으로 이번 결과를 만들어냈다.

최병화는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 출전해 하이다이빙 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렸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내 뒤를 이어 한국에서 하이다이빙을 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가진 모든 걸 전해주고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25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씨사이드 모모치 해변공원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하이다이빙에서 대한민국의 최병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최병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을 이어간다. 오는 2월 열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에서 하이다이빙 2연속 출전을 위해 다시 뛸 예정이다.

최병화는 "23명 중의 기록은 내가 가장 뒤떨어지지만 지난 5월 생애 최초로 출전했던 월드컵 때의 나보다는 훨씬 발전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점점 내 기록을 깨 나가면서 경쟁력있는 하이다이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더 큰 성장을 위한 의욕을 보인 그이지만, 죽음의 낭떠러지에서 살아남은 오늘 하루 정도는 스스로에게 '휴식'의 선물을 주기로 했다.

그는 "경기를 마치면 하고 싶은 일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일단은 숙소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쉰 다음, 뭘 할지 본격적으로 생각해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25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씨사이드 모모치 해변공원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하이다이빙에서 대한민국의 최병화가 연기를 앞두고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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