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당했다" 제자 `허위미투`에…삶이 산산조각 난 전직 교사

"3년 지났지만 아직도 회복안돼"

학교 교실 [연합뉴스]

A씨가 공개한 수원지법 판결문

"'선생님은 잘못한 것 없습니다' 이 위로 한 마디가 듣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제자의 '성추행' 신고로 교직도 잃고 삶도 송두리째 무너졌다는 전직 교사가 최근 인터넷에 올린 호소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유튜브 '구제역' 채널 등을 살펴보면 자신을 경기도 성남의 모 중학교에서 수학교사로 근무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한 A씨는 2019년에 제자 2명의 '성추행 신고'로 징계위원회가 열려 교직에서 3개월 만에 해임됐다.

그러나 3년 반이나 이어진 재판에서 A씨는 무죄를 받았다. 제자들의 '허위 미투(Mee too)'에 억울한 누명을 썼던 것이다.

A씨는 "3년 반에 걸친 법정다툼 끝에 저는 무죄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직업도 없이 3년 반 동안 외벌이로 2명의 자녀를 부양하면서 수천 만원의 변호사비를 지불하느라 생계가 무너졌고 평생 직업이라고 여기던 학교에서 잘렸다"며 "저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는데 허위 미투를 한 학생은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기업에 입사가 확정됐고, 저를 나락으로 보내려던 상담 교사는 교육청으로 영전했다"고 한탄했다.

A씨에 따르면 2019년 11월 학교로부터 성추행으로 조사를 받은 A씨는 당시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이유로 기소돼 재판까지 열게 됐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자신이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누리꾼들에게 확인시키고자 수원지법과 수원고법에서 받은 판결문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13일 판결선고를 한 수원지법 판결문에는 '피고인은 무죄'라고 명시돼 있고, 지난 5일 판결선고를 한 수원고법 판결문에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적시돼 있다.

A씨는 "천만다행으로 저를 신고했던 학생 중 1명이 상담교사의 압력, 친구들이 왕따 시킬까봐 두려워 허위진술을 했다고 법원에서 진술해줬고, 재판은 드디어 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학생 1명은 끝까지 버텼다. 오히려 '해리성기억상실'에 걸렸다며 증인신문을 거절했다고 한다. 재판부가 그 학생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 다른 학생이 허위 진술을 자백하면서 A씨가 무죄를 받은 것이다.

A씨는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기 위해 3년 반의 시간이 걸렸고 학교는 잘렸으며, 매월 재판을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전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최근 교권 추락에 대해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삶의 모든 것이 무너졌고 아직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초등교사 사건을 보면서 깊은 눈물을 흘리며, 저도 같은 선택을 3년간 하려 했던 허위미투 피해교사로서 억울한 진실을 말하고 싶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선생님은 잘못한 것 없다'는 한 마디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지금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위로 한 마디가 듣고 싶다"고 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몇년동안 많이 힘들었을 듯 하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면서 "무고죄로 신고하거나 민사상 소송을 거는 게 어떠냐"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배석현기자 qotjrgussla@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