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선수들, KFA 별도 징계 없다…"이중처벌 금지 원칙"

"체육회 규정·법리에 위배돼 추가 징계 내릴 수 없어"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승현(왼쪽부터),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대한축구협회(KFA)가 소셜 미디어(SNS)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울산현대 소속 선수들에게 추가 징계를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27일 KFA 관계자는 "지난 25일 KFA 공정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가 제출한 징계 결과 보고를 원안대로 승인했다"면서 "추가 징계는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SNS 상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박용우(알아인), 이규성, 이명재의 사건은 마무리 됐다.

이들은 지난달 연맹 상벌위로부터 출장정기 1경기, 제재금 1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울산 구단은 인종차별 발언이 나온 대화에 참여했지만 징계를 받지 않은 정승현에게만 1경기 출전 정지를 별도로 내렸다.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는 추가 징계를 하지 않고 재발 방지를 약속받았다.

연맹 상벌위와 구단의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치자 축구 팬들은 KFA 공정위의 추가 징계에 이목을 집중했다.

KFA 공정위 규정에 따르면 성‧국적‧인종 및 종교에 따른 차별 행위를 한 선수에 대해서는 A매치 출전정지 3개월 이상, 자격정지 2년 이하의 징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KFA 공정위 규정에 '동일한 사안에 대해 협회와 회원단체 또는 회원단체들 간의 이중 처벌은 금지된다'는 내용이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KFA 공정위는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에 해당 선수들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 여부를 질의했다.

KFA 관계자에 따르면 체육회는 징계 처분에 대한 일사부재리나 이중처벌 금지에 대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대한체육회와 회원단체의 규정이 상이한 경우 반드시 체육회 규정을 따라야 한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징계 종류에는 '국가대표에 한정한 국가대표 선수 선발 금지, 출전정지 또는 자격정지'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KFA 관계자는 "KFA 공정위는 해당 선수들에 대해 국가대표 경기 및 자격에 대해 징계를 내리거나 일정 기간 모든 대회에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체육회 규정이나 법리에 위배되어 해당 징계를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FA 공정위가 할 수 있는 것은 프로연맹의 징계가 심히 부적절하고 합리성을 결여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검토 결과 그렇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연맹 결정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원안을 승인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