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5명에서 52명으로…작은학교의 기적 [작은학교 기획 1편]
[EBS 뉴스12]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에 내몰리는 학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들은 해외연수나 장학금까지 약속하면서, 학생 모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교육의 본질에 집중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택을 받는 학교도 있습니다.
이상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강릉의 한 초등학교.
수업 2개를 합쳐 90분 동안 진행되는 동아리 활동은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함께 합니다.
요리부터 햄스터 키우기까지 아이들이 직접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최우진 6학년 / 강릉 운산초등학교
"(햄스터들이) 저희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한다는 게 되게 약간 뿌듯함도 있고 자꾸 하니까 뭔가 가면 갈수록 햄스터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진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학년 구분을 없애자, 학생들은 서로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정윤정 3학년 / 강릉 운산초등학교
"저희 언니도 거기 같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요리를 만드는 거 되게 좋아해서요. 언니 오빠들이 설거지나 이런 거를 다 해주니까…."
작은 학교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장점을 살리는 겁니다.
인터뷰: 박민석 교사 / 강릉 운산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이 저학년 친구들을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어서 그렇게 하면 서로 저학년 친구들도 되게 배움도 많이 일어나고, 고학년 친구들도 가르쳐주면서 배우고 그러면서 이제 스스로 효용성도 느끼고….
이 학교는 5년 전만 해도 학생 수가 5명밖에 없었던 분교였습니다.
문을 닫을 위기까지 오자,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육과정을 새로 짰습니다.
산속에 있는 환경을 활용해 생태교육을 강조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 같은 노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학생 수가 5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본교로 승격됐습니다.
인터뷰: 강군자 교장 / 강릉 운산초등학교
"교과서만 그대로 가르치는 것보다는 다른 것을 더 많은 풍부한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교육과정으로 선생님들이 재구성하는 데 엄청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학부모들도 매달 교사들과 교육과정을 협의하는 등 학교 운영에 힘을 보탰습니다.
인터뷰: 임철현 회장 / 강릉 운산초등학교 학부모회
"학부모가 학교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거고요. 선생님들이 할 수 없는 거를 저희가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학생 수가 6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이미 전체 초등학교의 4분의 1에 달합니다.
일부 학교들은 무료 현장체험학습과 해외연수, 장학금 지원을 약속하며 학생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합니다.
인터뷰: 전영욱 회장 / 작고 아름다운 교육연구회
방과후학교라든지 현장 체험학습이라든지 해외를 보내줘서 이렇게 하는 거는 너무 예산을 한 번에 투입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그 예산이 빠지면 사라지는 (활동이라고 생각을 해요)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에서 교육의 본질에 집중한 작은 학교의 성장은, 그래서 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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