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숨 장편소설 '잃어버린 사람'

김용래 2023. 7.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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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 1947년 9월 16일 부산.

동이 트고 일몰 후까지 단 하루 동안 벌어진 일들이 원고지 1천880장에 달하는 분량의 장편소설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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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소설집 '있을 법한 모든 것'
[모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잃어버린 사람 = 김숨 지음.

해방 직후 1947년 9월 16일 부산. 동이 트고 일몰 후까지 단 하루 동안 벌어진 일들이 원고지 1천880장에 달하는 분량의 장편소설로 담겼다.

중국을 떠돌다 돌아왔으나 육신을 거둬줄 부모형제 하나 없는 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에 화상을 입어 얼굴이 문드러진 사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천신만고 끝에 조국에 왔지만 다시 사창가로 갈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 조선인 남편을 따라왔지만 버림받고 오도가도 못하게 된 일본 여자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역사의 바깥을 떠돌며 목소리를 빼앗겼던 보통 사람들이었다.

소설은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이나 주인공, 뚜렷한 이야기 구조는 없는 대신에 가혹한 시기를 살아낸 보통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들을 끝없이 펼쳐낸다.

그래도 '읽는 재미'가 있는 것은 삶의 구체성과 생생한 목소리에 주목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점과 방대한 취재, 정교한 구성 솜씨 덕이다.

문학평론가 박혜진은 "때로는 서사시 같고, 이따금 회화 같지만, 결국은 노래가 되는 김숨의 소설은 '문학적' 관점을 가진 역사적 인간의 존재들을 증명하는 인류의 텍스트"라고 평했다.

모요사. 664쪽.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있을 법한 모든 것 = 구병모 지음.

오늘의작가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 구병모의 신작 소설집이다.

로맨스 소설을 의뢰받은 소설가가 꿈속에서 본 영화를 통해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세계에 대해 상상을 펼치는 표제작, 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지나 현대에 이른 화자의 회고를 통해 가부장제에서의 가족의 의미를 고찰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법' 등 6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작가 특유의 다채롭고 파격적인 상상력과 거침없는 문장이 돋보인다.

문학동네. 268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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