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부대 생체실험이 호러 소재? 울산 태화강납량축제 논란

김주영 기자 2023. 7. 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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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글 20여개 잇따르자
주최측 사과문 내

울산 대표 여름 축제인 ‘태화강대숲납량축제’에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전쟁 포로 등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진 ‘731부대’를 프로그램으로 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주최 측은 부랴부랴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사과문을 내놨지만,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오는 8월 11일~14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16회 태화강대숲납량축제 포스터. /울산연극협회 홈페이지

27일 이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연극협회 울산광역시지회(울산연극협회) 등에 따르면 협회는 오는 8월 11일~14일까지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16회 태화강대숲납량축제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이 행사 프로그램 중 호러트레킹 코스에 2차대전 당시 일본 관동군의 생체실험부대였던 731부대를 소재로 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731부대는 만주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러시아인 전쟁 포로 등 약 3000명을 대상으로 각종 세균실험과 약물실험 등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다.

이번 축제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논란이 된 731부대 소개 리플릿. 현재는 이 내용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뉴시스

앞서 이번 축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리플릿에는 731부대 내용과 관련해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 및 세균 실험과 약물 실험 등이 이루어짐”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현재는 이 내용이 삭제된 상태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틀 새 울산연극협회 홈페이지에 비판글을 20여건이나 올리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 울산연극협회 게시판에 “731 부대가 웃고 즐길 만큼의 가벼운 과거였나요?”란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731부대 관련자들이 다 죽었을것 같나요? 이름도 없이 잔혹한 실험 도구로 쓰인 조상님들을 욕되게 하지 마세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 역시 “나라가 미쳐 돌아가네요. 이게 축제에 쓰일 소재인가요?”라는 글을 남기거나 “역사의식은 어디 간거냐” “이건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치 가스챔버를 공포체험 엔터테인먼트 사업장으로 만든것과 같은 급”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울산연극협회가 26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사과문. /울산연극협회 홈페이지 캡쳐

울산연극협회 측은 26일 밤 올린 사과문을 통해 “금번 호러트래킹 코스 중 731부대 관련해 업체와 코스로 지정한 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아직 축제가 시행되기 전이라 지적하신 트레킹 코스를 수정해 변경했다”고 밝혔다.

사과문이 올라온 이후에도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누리꾼들은 “사과문이 너무 성의 없다” “책임을 신규기획사에 돌리는 것도 문제” “몇 줄짜리 사과문에 문제가 된 해당 리플릿만 삭제하는 건 몰염치한 태도”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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