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 클럽' 박영수 재소환···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

변협 선거비 등 수수자금 규명 집중···청탁금지법 위반 추가 적용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서울경제]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박영수(71) 전 특별검사를 재소환했다. 박 전 특검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한 달 만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 대한 조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 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실제 8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를 받는다.당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우리은행은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500억 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그 결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12월 컨소시엄 출자 및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해 남 씨 등으로부터 200억 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 받았다고 본다. 또 박 전 특검이 2015년 대한변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실제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아울러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뒤 김만배 씨 등에게서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억 원을 받고 향후 50억 원을 약정받은 혐의도 받는다. 박 전 특검이 김 씨와 남 씨, 회계사 정영학 씨 등에게서 나온 5억 원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 씨를 통해 수수하고 다시 이 돈을 김 씨에게 보내 화천대유의 증자대금으로 사용케 해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했다고 의심한다.

다만 검찰이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30일 기각됐다. 이후 검찰은 박 전 특검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보강 수사를 이어왔다. 박 전 특검의 딸 박 모 씨가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등 명목으로 얻은 약 25억 원 상당 이익의 일부가 민간업자들이 박 전 특검의 지위를 보고 준 청탁성 금품이라는 점 등이 주요 입증 대상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변협 회장 선거비용 등 실제로 받은 자금 흐름을 규명하는 데에도 집중해왔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 18일 박 전 특검의 가족을 압수수색하고, 24일엔 박 전 특검의 딸 박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