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처럼 노인 취업·창업 지원 확대…공익 일자리도 단계적 확대
老老케어, 돌봄·안전, 민간기업 취업·창업으로
2027년까지 노인인구 10% 수준의 노인일자리 확충
사회서비스·민간형 일자리, 전체의 40% 이상으로
영화 ‘인턴’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은 창업 1년 6개월 만에 직원을 220명 둘 정도로 성공한 의류 업체에 인턴으로 취업해 30세의 최고경영자(CEO) 줄스(앤 해서웨이)를 돕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노인 취업·창업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약자복지 실현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
정부 목표는 2027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10% 정도가 일자리를 갖고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소득 노인과 근로취약계층 소득을 보장하는 공익활동형 일자리는 올해 69% 수준에서 2027년에는 60%로 줄이지만,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일자리 자체는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와 취업·창업해 활동하는 민간형 일자리는 현재 31% 수준에서 40%로 늘린다.
또 복지부는 노인의 지식과 경험이 사회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법’을 제정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올해 노인인구는 9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에는 노인이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 중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이후에도 노인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노인 일자리가 노후 소득보장과 더불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일자리로 혁신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노인 장기 고용하는 기업 인센티브 확대…탄력 일자리 보급
복지부는 민간 기업과 구직 노인에 대한 지원을 다각화하고, 노인이 희망하는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해 취업형 일자리를 확대하기로 했다. 노인이 민간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이 노인을 장기고용하면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노인과 구인 기업이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도 개선한다. 이렇게 고용되는 노인 일자리 수는 올해 10만명에서 2027년 18만명으로 늘린다.
근무 조건이 유연한 ‘탄력 일자리(Flexible Job)’도 확대 보급한다. 복지부는 서울 지하철 주요 역사 6곳에서 노인들이 주 15시간 내외로 고객을 응대하고 물품을 접수해 보관·배송 등 물류서비스를 지원하는 ‘T-플랫폼 물류매니저’를 예시로 들었다.
복지부는 창업형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노인으로 구성된 사업단이나 노인을 다수 채용한 기업(고령자 친화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원을 강화한다. 초기 투자비 지원을 늘려 신규 사업단을 육성하고, 노인 생산품이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온라인(대형 유통업체)으로 판매 창구를 확대한다. 성장지원 서비스 지원 규모는 지난해 230건에서 2027년에는 100건으로 확대한다.
전체 노인 일자리 중 취약계층과 지역사회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의 비중은 올해 9.6%에서 2027년 15% 이상으로 확대한다. 일자리 수는 같은 기간 14만명에서 27만명으로 늘린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로는 초등학생 아침·저녁 틈새 돌봄과 등·하교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늘봄학교 돌봄 지원’, 경로당 등 소규모 취약시설 안전을 점검하고 사후관리를 지원하는 ‘시니어 시설안전점검원 등이 있다.
강원랜드사회공헌재단은 폐광지역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는 사업에 노인 142명을 고용해 1년에 8개월간 월 118만원의 급여를 주고 있다. 이처럼 민간기업이 노인을 고용해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우수 사례를 발굴해 전국에 보급한다.
◇사회 참여 욕구 충족할 수 있는 공익 일자리 확대
공익활동형 일자리는 저소득 어르신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고, 아동·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는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돌봄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노노(老老) 케어, 지역사회 수요가 높은 어르신 식사·청소·가사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고령노인 일상생활 지원 일자리는 올해 23만명에서 2027년 31만명으로 늘린다.
복지부는 공익활동으로 노인들의 사회 참여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 우수 프로그램으로는 독거·거동 불편 어르신의 빨래를 수거하고 세탁해 배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하는 ‘희망을 담는 빨래 바구니’가 있다. 이밖에 종이팩을 수거해 세척·건조한 후 제지업체 휴지와 교환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농약병, 폐그물 등을 수거·분리해 재활용 자원으로 활용하는 ‘농촌·해양 폐기물 수거’ 등의 일자리도 있다.
복지부는 노인 빈곤 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을 반영해 적정 수준의 활동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근로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참여자 선발 기준도 개선하고, 사업량을 배분할 때 지역 기반과 수요도 반영한다. 노인들이 연중 내내 활동할 수 있도록 기간도 현행 평균 11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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