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오너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대신·키움증권 '희비'

김기송 기자 2023. 7.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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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권사들이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과 기업공개(IPO) 규모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겠죠.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허용되는 사업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이려는 겁니다. 

그런데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본사 매각까지 단행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키움증권은 회사 몸집을 불려 초대형IB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연루 의혹이 불거지며 가시밭길에 놓이게 됐습니다. 

금융부 김기송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김기자, 먼저 대신증권부터 살펴보죠.

최근에 을지로 본사를 매각한다고 했죠?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대신증권은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하겠단 경영목표를 세우면서 나온 후속조치입니다. 

본사 사옥을 매각하면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고요.

이렇게 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자기자본 3조 원'에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본 겁니다. 

대신증권의 현재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2조 500억 원 수준입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를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가능해집니다. 

[앵커] 

대신증권은 그동안 성장세가 멈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아쉬운 평가를 많이 받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신증권은 한때 5대 증권사라는 명성 속 현재는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미래에셋이나 NH투자, 삼성증권 등이 빠르게 덩치를 키운 모습과 비교되죠. 

그래서 회사 측은 지난해 60주년을 맞아 2031년 연결기준 자기자본 10조 원대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종투사 지정과 함께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 인수를 통한 토큰증권발행 시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며 최근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타개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요.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이어룡 회장의 뒤를 이어서 경영권 승계에 나선 '오너 3세' 양홍석 그룹 부회장의 존재감을 자연스레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반면, 사업 확대가 오너 때문에 발목 잡힌 증권사도 있죠? 

[기자] 

키움증권입니다. 

지난 4월 발생한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사건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행보에도 먹구름이 낀 겁니다. 

김 전 회장은 이번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 다우데이타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60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습니다. 

마치 폭락을 인지하고 있는 듯한 매도 타이밍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라덕연 씨 등 작전세력과의 연루설이 돌았고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발생하는 특이사항을 미리 알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금융당국이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자, 김 회장은 결국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했습니다. 

[김익래 /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태로 모든 분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런 오너리스크가 키움증권에도 결국 악재가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중으로 초대형IB 신청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제동이 걸린 겁니다. 

초대형IB 증권사로 지정되면 발행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됩니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 유동성 위기에 안정적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또 확보한 자금으로 기업대출에 나서면서 채권과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인가 기준인데요.

객관적 지표인 자기자본 4조 원 충족 외에도, 내부통제와 대주주 적격성 등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본 기준을 이미 지난해 충족한 키움이지만, 올해 안에 초대형IB 인가신청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겁니다. 

의혹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평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이 벽을 넘는 게 쉽지 않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선 사례들이 보여주듯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뿐인데요. 

2017년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분류되며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대해 심사 보류 통보를 받았고요.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채용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다 뒤늦게 사업자 인가를 받았고, 미래에셋증권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하면서 심사가 미뤄져 2021년에서야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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