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5명 중 한명은 쉰다”... 中 경제 최대 걸림돌 떠오른 ‘청년 실업’
중국 청년층의 실업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월 기준, 중국 16~24세 인구 5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일 정도다. 중국 정부는 구직자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며 책임을 돌리는 한편, 올해 하반기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구직에 실패한 청년층 일부는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다. 반대로 중장년층이 전담하던 청소 용역 업체에서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도 생기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중국 청년층의 실업률 상승을 집중 보도했다. 이들 외신은 치솟고 있는 청년 실업률이야말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결해야 할 새로운 도전 과제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16~24세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대학교의 장단단 경제학자는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하리라 추정할 정도다.
시 주석은 문화혁명 때 시골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만큼 중국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으면 공장에서 일하거나 중국 시골에서 빈곤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민일보는 이달 초 “야망이 크면 클수록 더 현실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기사를 내보내며 시 주석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중국에서 일자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와 미스매치가 이뤄지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중국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노동자가 필요하다”며 “중국 경제 회복이 둔화하면서 대학생들이 기대하던 고숙련 고임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 주석이 최근 몇 년간 기술 및 기타 기업에 대한 규제에 나서는 등 민간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고급 일자리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리우 싱궈(23)는 WSJ에 “졸업하면서 찾을 수 있었던 일자리는 쇼핑몰에서 휴대전화 판매 관리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며 “한 달 치 급여는 630달러(약 80만원)로 도시 평균 수입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 지도자는 우리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들의 의견은 우리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청년층 일부는 취업을 포기한 상태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잡일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젊은 유랑자’가 생기기도 했다. 여전히 취업을 원하는 경우에는 공무원 시험에 집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부 청년층은 중년층이 전담하던 가사도우미 시장에 진입하기도 한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 서비스 수요 증가로 인해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많은 청년층이 합류 중이다. 중국 내수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5년 2776억위안(약 49조4766억원)에서 2021년 1조1000억위안(약 195조998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고, 2023년에는 1조1600억위안(약 206조6888억 원)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중국 쓰촨성에서 가사도우미 회사를 차린 양춘메이(33)는 “젊은이들은 중장년층보다 신체적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강해 고객의 니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직원의 대다수가 20대이고 Z세대가 회사에 합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청년층의 실업이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인구통계학적인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학자는 중국에서 부모에 의존해 살아가는 ‘신빈곤층’이 등장해 사회 불안정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WSJ는 “신빈곤층은 오랫동안 권태로운 삶을 살면서 짜증이 많고 반사회적이며 폭력적인 정신 상태에 놓여있다”며 “이는 사회 불안정을 낳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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