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급식' 퇴출, '한부자 가정'엔 출퇴근 훈련... 권익위, 예비군 제도개선 권고

"예비군 식사에 나온 제육볶음을 먹고 위장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예비군 훈련 대상자 A씨

지난 3월 2일 서울 서초구 제52보병사단 서초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핵 및 화생방 방호 훈련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앞으로 예비군 동원훈련에서 질 낮은 급식이 사라지고 한부자(父子) 가정의 훈련 연기 횟수 제한이 폐지될 전망이다. 실거주지와 가까운 훈련장에서 훈련받을 기회도 확대된다.

정승윤 국민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예비군 훈련 불편사항 개선' 관련 브리핑에서 "권익위는 지난 10일 국방부와 병무청에 권고한 예비군 훈련 제도개선 방안을 의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익위는 최근 3년간 국민신문고 등에 접수된 예비군 훈련 불만 민원 총 2만284건을 토대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권익위는 평일에 훈련받기 곤란한 자영업자 등을 위해 휴일 예비군 훈련 일수를 최소 1~3일 확대하기로 했다. 각 지역부대는 부대장 재량으로 '휴일 예비군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133개소에서 2만1,000여 명이 휴일 훈련에 소집됐다.

어린 자녀를 혼자 키우는 아버지는 예비군 훈련을 '무제한 연기'할 수 있게 했다. 동원훈련 계획상 한부자 가정으로 자녀를 양육하면 4년간 2차례 훈련을 연기할 수 있는 제한 규정이 있는데, 이를 없애도록 한 것이다. 장기간(2박 3일) 예비군 소집으로 자녀 돌봄이 어렵다는 민원을 반영한 것이다. 동원훈련에서 면제된 한부자 가정의 아버지는 출퇴근 형식으로 동미참훈련을 받게 된다.

예비군 급식 불만에 대해선 관련 규정을 최소 국방부 훈령 등으로 격상해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통합된 급식 지원 세부기준을 공개하도록 했다. 군은 도시락 납품업체 선정에 일부 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품평회 결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실제 거주지와 가까운 훈련장에서 훈련받을 수 있게 전국 단위 연간 훈련일정 계획을 사전에 안내하고, 신청 가능 범위를 10%에서 15~20%로 확대하도록 했다. 교통체증 등으로 지각한 예비군 훈련 대상자를 귀가 조치하는 데 대한 불만사항을 반영, 훈련 입소 시 천재지변 및 교통사고뿐 아니라 교통체증 등도 예외적으로 입소를 허용하도록 했다.

다만, 국방부는 교통체증의 기준과 예비군 훈련 관리 장병의 근무시간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염주성 국방부 동원기획관은 브리핑 후 "권익위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당장 수용이 어려운 부분은 다방면에서 편의증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