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7일 아들 학대·사망케한 혐의… 父 휴대폰서 폭행정황 나와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의 휴대전화에서 아이를 폭행한 정황이 의심되는 메시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6일 친부 A씨가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가는 장면. /사진=뉴스1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의 휴대전화에서 아이를 폭행한 정황이 의심되는 메시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20대 친부 A씨가 아내 B씨와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에서 숨진 아들 C군을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씨에게 "애를 자꾸 때리지 말라"며 "그러다 애 잡겠다"는 내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은 숨지기 직전인 지난 20·23·24일 3차례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지난 20일 A씨 부부는 "18일부터 아이를 내려 놓으면 울고 힘이 없다"며 "분유를 토하고 경기를 일으킨다"고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 C군의 머리에서 외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B씨는 구급대원에게 "첫째 아이를 돌연사로 보낸 경혐이 있다"며 "C군을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지난해 7월 생후 1개월된 아들을 떠나보냈다. 당시 아이 학대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고 아들은 급성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7월 인천 남동구 소재한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망한 C군은 머리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C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은 추후 정밀감정이 필요하나 머리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6시16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119 구급대는 C군을 인천의 한 병원으로 옮겼고 해당 병원은 같은날 오전 10시40분쯤 생후 1개월 된 아이가 두개골 골절과 왼쪽 허벅지 골절, 뇌출혈 증상이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C군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25일 낮 12시48분쯤 끝내 숨졌다.

병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고 C군이 숨지자 죄명을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하지반 법원은 지난 26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게 "범죄혐의 소명 정도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어 재판부는 "아직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홍라 기자 hongcess_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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