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출연연 내부서 우주항공청 설립안 반발…"대형 미션 수행 어려워"

박정연 기자,박건희 기자 2023. 7. 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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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공개한 우주항공청 설립 기본방향에 대해 우주개발 관련 출연연구기관 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계획안에서 기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출연연들을 우주항공청 산하로 이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공공 연구개발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선 우주항공청 산하 연구기관으로 이관이 필수적이라는 게 출연연 내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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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ㆍ운영 기본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27일 공개한 우주항공청 설립 기본방향에 대해 우주개발 관련 출연연구기관 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계획안에서 기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출연연들을 우주항공청 산하로 이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공공 연구개발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선 우주항공청 산하 연구기관으로 이관이 필수적이라는 게 출연연 내부의 지적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논란이 제기된 출연연의 청 이관과 관련해 "한국항공우주연구연과 한국천문연구원은 현행대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우주 개발 관련 출연연은 우주항공청의 '임무센터'로 지정해 협력을 도모하겠다고 이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NASA 임무센터의 관계를 고려했다"며 "문제가 있으면 하나씩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에 따르면 우주항공청 기본방향의 밑그림은 가장 선도적인 국가 우주개발 기관인 NASA를 벤치마킹했다. NASA의 경우 임무센터들이 NASA 본청에 소속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세부적인 구조는 다르지만 국가 연구개발의 협력과 연계를 청이 주도한다는 점은 같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연연에선 본청과 임무센터로 이원화된 구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연구개발 효율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자칫 출연연의 역할 자체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전국과기노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는 브리핑 직후 성명서를 내고 "우주항공청 설립은 근시안적 방안"이라며 "기존 항우연과 천문연을 임무센터라는 명목으로 쪼개어 해체시키는 방안"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과기노조 천문연지부 측은 "27일 열리는 과방위 회의 결과를 보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우주진출이 시작되면 우주개발 관련 출연연들이 분리된 현 구조로는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출연연 소속 연구자는 "우주항공 연구개발은 크게 장치개발을 도맡는 항우연과 우주과학을 연구하는 한국천문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우주탐사는 두 기관의 긴밀한 상호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차원에서 중장기적인 큰 과제를 수행하려면 현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며 "두 연구기관이 청 산하 밑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맞는 방향성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 구조에 대해 제기되는 지적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제 태동하려 하는 우주항공청은 모든 부분들은 다 완벽하게 갖추고 나갈 수는 없다"며 "운용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논의나 검토를 진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주항공청 설립을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도 뜨겁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낸 논평을 통해 "(우주항공청 신설 발표는) '우주항공청 밀어붙이기'라며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한데 국회에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방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8월 내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 시켜준다면 과방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라고 승부수를 거는 등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박정연 기자,박건희 기자 hesse@donga.com,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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