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통째로 그을렸다… 꺼지지 않는 그리스 산불, 위성 사진 보니
그리스 유명 휴양지인 로도스섬에서 시작된 산불이 일주일 넘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그리스 중부 주요 도시에서도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는데, 위성 사진에는 한 마을이 온통 시커먼 재로 변해 있는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짐작케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26일(현지 시각) AFP·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중부 주요 도시 볼로스와 라미아 외곽에서 산불이 발생해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각지의 산불 불씨가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그리스의 또 다른 휴양섬 코르푸섬과 에비아섬에도 산불이 발생했다. 로도스섬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산불의 기세가 꺾이기도 전에 화재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위성 사진을 보면 그 피해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한 로도스섬 화재 전과 후의 해변 사진을 비교해 보면, 마을이 온통 검게 그을렸다. 또 섬 한 가운데에 중부와 남부를 잇는 커다란 ‘산불 흉터’가 생기기도 했다. 위성 영상에서도 산불로 인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그리스에서는 거의 매일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면서 소방 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오아니스 아르토피오스 소방 당국 대변인은 “소방대원들이 현재 90건의 산불과 싸우고 있다”며 “이 중 61건은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에비아섬에서는 전날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 비행기 1대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크리스토스 모울라스(34), 부조종사 페리클레스 스테파니디스(27)가 모두 사망했다. 또 41세 양치기가 오두막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볼로스 인근 해안에서는 한 여성이 캠핑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로도스섬에서는 관광객을 포함해 2만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그리스 산불은 매년 여름철 자주 발생하지만, 올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 빈도와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추정되는 폭염과 건조한 토양 및 바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그리스는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이 열흘 넘게 지속됐다.
바실라스 키킬리아스 그리스 민방위 장관은 “섭씨 40도가 넘는 매우 높은 기온과 강한 바람이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화재 전선을 만들었다”며 “소방대원들이 상상할 수 없는 피로와 싸우고 있다”고 했다. 도로테아 콜린드리니 마그네시아 부지사는 “여기는 지옥”이라며 “총 10㎞에 걸쳐 4개의 다른 화재 전선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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