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통째로 그을렸다… 꺼지지 않는 그리스 산불, 위성 사진 보니

박선민 기자 2023. 7. 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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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검게 그을린 로도스섬의 해변 모습이 담긴 위성 사진. / 맥사 테크놀로지

그리스 유명 휴양지인 로도스섬에서 시작된 산불이 일주일 넘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그리스 중부 주요 도시에서도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는데, 위성 사진에는 한 마을이 온통 시커먼 재로 변해 있는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짐작케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26일(현지 시각) AFP·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중부 주요 도시 볼로스와 라미아 외곽에서 산불이 발생해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각지의 산불 불씨가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그리스의 또 다른 휴양섬 코르푸섬과 에비아섬에도 산불이 발생했다. 로도스섬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산불의 기세가 꺾이기도 전에 화재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위성 사진을 보면 그 피해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한 로도스섬 화재 전과 후의 해변 사진을 비교해 보면, 마을이 온통 검게 그을렸다. 또 섬 한 가운데에 중부와 남부를 잇는 커다란 ‘산불 흉터’가 생기기도 했다. 위성 영상에서도 산불로 인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성 영상을 통해서도 로도스섬에서 시커면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
로도스섬 한가운데에 생긴 '산불 흉터'. /유럽 ​​방위 산업 및 우주 사무국(DEFIS)

현재 그리스에서는 거의 매일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면서 소방 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오아니스 아르토피오스 소방 당국 대변인은 “소방대원들이 현재 90건의 산불과 싸우고 있다”며 “이 중 61건은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에비아섬에서는 전날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 비행기 1대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크리스토스 모울라스(34), 부조종사 페리클레스 스테파니디스(27)가 모두 사망했다. 또 41세 양치기가 오두막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볼로스 인근 해안에서는 한 여성이 캠핑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로도스섬에서는 관광객을 포함해 2만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 비행기 1대가 추락한 모습. 이 사고로 조종사 크리스토스 모울라스(34), 부조종사 페리클레스 스테파니디스(27)가 모두 사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로도스섬의 겐나디 마을이 화염에 휩싸였다. /AFP 연합뉴스
그리스 산불로 폐허가 된 건물. /AFP 연합뉴스

그리스 산불은 매년 여름철 자주 발생하지만, 올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 빈도와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추정되는 폭염과 건조한 토양 및 바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그리스는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이 열흘 넘게 지속됐다.

바실라스 키킬리아스 그리스 민방위 장관은 “섭씨 40도가 넘는 매우 높은 기온과 강한 바람이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화재 전선을 만들었다”며 “소방대원들이 상상할 수 없는 피로와 싸우고 있다”고 했다. 도로테아 콜린드리니 마그네시아 부지사는 “여기는 지옥”이라며 “총 10㎞에 걸쳐 4개의 다른 화재 전선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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