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삼성전자 반도체 적자폭 감소...재고 소진에 반등 기대감↑
모바일, 매출 줄었지만 영업익 늘어
생활가전 수요 둔화에도 선방 평가
프리미엄 전략 총력…회복 고삐
삼성전자가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 매출이 늘고 적자폭이 감소한 것이 주목된다. 주요 반도체 기업이 2분기 적자 수준을 줄이면서 하반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적자폭 감소...재고 소진에 '바닥론' 힘 싣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매출 14조7300억원, 영업적자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매출 13조7300억원과 영업적자 4조5800억원과 견줘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특히 DS 부문 적자폭이 줄어들어 사실상 반도체 시황이 바닥을 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 역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감소했다.
메모리 사업은 D램 출하량이 지난해 분기에 예상했던 가이던스를 상회, 실적이 개선됐다.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출하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최대 화두인 재고 역시 5월부터 '피크 아웃'에 진입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피크 아웃은 재고량이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빠르게 재고 소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이번 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은 지난해 4분기 감산을 공식화 한 바 있다.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개발하는 시스템LSI 사업부는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위축으로 반도체 등 부품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다. 6분기 연속 하락세다. 파운드리도 이익이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등 주요 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가동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첨단 공정에서는 가동률이 점차 상승 추세지만 전체 가동률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전방 산업 시장 회복은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재고 소진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3분기 감산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DDR5 △LPDDR5x △HBM3 등 고부가 제품을 판매와 신규 수주를 확대할 방침이다. 첨단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낸드 플래시도 첨단 공정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는 차량용 시스템온칩(SoC)에서 유럽 주문자상표부착(OEM) 과제 수주에 집중해 응용처 다변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파운드리도 소비전력·성능·면적(PPA)가 개선된 3나노와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개발 완성도 향상과 대형 고객사 수주 확대로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가전 성수기 진입, 프리미엄 전략 총력전
생활가전(CE)·TV(VD) 부문은 글로벌 수요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두 사업부는 2분기 매출액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7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가량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상반기 선방 배경으로는 초대형·초고화질 TV와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의 견조한 판매가 작용했다. 여기에 물류비, 운송비 등 비용절감과 재고 효율화 노력이 수익성 개선 성과로 이어졌다.
가전·TV 성수기인 하반기에 진입함에 따라 실적 회복에 고삐를 죈다. 우선 글로벌 곳곳에서 이상기온에 따른 무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친환경·고효율을 강조한 에어컨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인피니티 등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도 확장 전략 전환이 기대된다. 재고 부담을 상당수 해소된 데다 글로벌 시장수요회복 조짐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9월부터 이사·혼수 시즌을 겨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 예정된 대형 유통 대전을 대비한 프로모션 전략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 등 에너지 모니터링·저감 솔루션을 내세워 고효율 가전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출시하는 프리미엄 TV 신제품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98형 네오QLED 8K·QLED 4K,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83·77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까지 출격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TV시장 초격차 승부처로 꼽는 초대형·초고화질 시장 공략의 핵심 병기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생활가전(CE)사업부의 매출액은 2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대신 영업이익은 8배 가량 개선된 1조2000억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요 회복, 비용절감, 프리미엄 제품 판매 성과 등이 하반기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모바일 영업익 3조…하반기 갤Z5로 잇는다
모바일(MX) 부문은 2분기에도 3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출하 감소 영향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수요 침체 속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도 갤럭시Z플립5·폴드5 신작 효과를 통해 실적방어에 나선다.
2분기 MX사업부 매출은 24조6100억원, 영업이익은 3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신작 효과 감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4200억원(16%) 늘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업부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추세 속 프리미엄 비중이 줄고, 중저가 시장마저 회복이 지연되며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다만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작 대비 견조한 판매를 이어갔고, A시리즈 상위모델 등 판매 호조로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 여파로 전체 출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고가 플래그십과 중저가 모델 판매 비중을 조절하며 평균판매가격(ASP)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26일 공개한 갤럭시Z플립·폴드5를 앞세워 매출 확대와 실적 견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MX는 플래그십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업셀링(상위 모델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폴더블폰 성공을 자신했다. 노 사장은 전날 열린 언팩 행사에서 “폴더블은 빠르게 성장 중인 카테고리며 이미 수천만 명이 폴더블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몇년 후에는 폴더블 판매량이 1억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 매출이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신규 수주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5G 핵심칩 개발과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 기술 리더십 확보로 반등을 모색한다.
◇스마트폰 고객사 신제품 출시 영향...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삼성디스플레이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이익을 달성했다. 삼성디스플레이 2분기 매출은 6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8400억원이다. 중소형 패널은 프리미엄 패널을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했다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대형은 QD-OLED 제품의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부연했다.
하반기는 주요 스마트폰업체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역시 초대형 패널 판매량을 늘리는 등 연말 성수기에 대응할 방침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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