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고조되는 새벽 2시 22분의 공포 체험… 연극 '2시 22분'

김소연 2023. 7. 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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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샘의 파티 플레이리스트 틀어줘."

1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2시 22분-어 고스트 스토리(A Ghost Story)'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요소로 대사와 음향 효과 등 소리에 공을 들인 스릴러 연극이다.

로렌과 벤을 집에 초대한 제니는 새벽 2시 22분만 되면 집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남편 샘의 회의적 반응에 새벽이 올 때까지 다 함께 깨어 있을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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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서 9월 2일까지
연극 '2시 22분-어 고스트 스토리'. 신시컴퍼니 제공

"알렉사, 샘의 파티 플레이리스트 틀어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가 연극무대에 등장했다. 4명의 배우가 끊임없이 주고받는 대화 속엔 알렉사뿐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 챗GPT 등 최근 몇 년간 일상을 깊이 파고든 다양한 단어가 언급된다. 관객이 대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게 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설정이다. 1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2시 22분-어 고스트 스토리(A Ghost Story)'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요소로 대사와 음향 효과 등 소리에 공을 들인 스릴러 연극이다.

영국 극작가 대니 로빈스가 쓴 '2시 22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많은 공연이 막을 내린 2021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성공적으로 초연됐다. 신시컴퍼니가 제작한 국내 프로덕션은 김태훈이 연출을 맡았고 영화 번역으로 유명한 황석희가 대본 번역과 윤색에 참여했다. 2막의 특수효과를 위해 일루셔니스트 이은결도 힘을 보탰다.

연극 '2시 22분'. 신시컴퍼니 제공

연극은 평범해 보이는 집 거실을 배경으로 제니·샘 부부와 친구인 로렌·벤 커플이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 주고받는 대화로 전개된다. 로렌과 벤을 집에 초대한 제니는 새벽 2시 22분만 되면 집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남편 샘의 회의적 반응에 새벽이 올 때까지 다 함께 깨어 있을 것을 제안한다. 때로 치고 들어오는 집 밖 여우의 울음과 베이비 모니터를 통해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 등이 공포감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김태훈 연출은 지난 25일 프레스콜에서 "연극은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소리에 공연의 성패가 달렸다고 생각했다"며 "극에서 정박자를 덜어 내며 예측 못할 호흡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믿는 건 누구나 믿을 수 있지만 믿지 못하는 걸 믿어주는 건 어렵다"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소통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제니 역은 아이비와 박지연, 샘 역은 최영준과 김지철, 로렌 역은 방진의와 임강희, 벤 역은 차용학과 양승리가 번갈아 연기한다. 연극의 가장 큰 재미는 2막의 깜짝 반전에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연극에 데뷔해 가수 겸 뮤지컬 배우에서 연극배우로도 활동 영역을 확장한 아이비는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 없었는데 '2시 22분'은 장르도 독특하고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어서 대본을 보자마자 반했다"며 "숨은그림 찾기처럼 각 캐릭터의 대사 속에 숨겨진 요소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9월 2일까지.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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