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돌격 성공 '레드백', 폴란드도 뚫을까…한화, K방산 선봉장 '우뚝'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우방국의 국가 안보 강화를 통한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래형 궤도장갑차인 '레드백(Redback)'이 호주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에 대해 이같은 말을 남겼다. 국가대표 방산기업이라는 자부심과 글로벌 방산시장에서도 '한화 브랜드'가 통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모두 담긴 발언이었다.
실제 '레드백'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호주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이 사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경쟁에서 '레드백'이 당당하게 승리한 것이다.
전략적으로도 성공작이다. '레드백'은 애초에 호주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육군의 요구 성능에 맞춰 만들어진 모델이다. 국내에서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다. 통상 국내 군의 요구에 맞춰 무기를 개발해온 기존 방식과 차이난다.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서 공급하겠다는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진 셈이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군은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호주 현지 언론은 약 24억 호주달러(약 2조원) 규모라고 보도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물량 등을 고려할 때 계약금액이 5조~10조원 수준에 달할 수 있다고도 본다.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중인 H-ACE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성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게 유력하다. '호주 맞춤형'으로 처음 만들었지만, '레드백'의 성능은 다른 대륙, 국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게 정설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량 외에도 호주, 이스라엘, 캐나다, 미국 등의 최신 방산 기술을 접목했다. 특수 방호 설계 및 강화 구조, 특수 설계된 폭발충격 완화장치, 최첨단 센서, 전차 외부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는 '아이언 비전', 적 대전차 미사일 등을 사전에 포착해 요격하는 '아이언 피스트' 등을 탑재했다.
실제 폴란드·루마니아 등의 국가들이 '레드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연히 추가적인 수출 성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호주에서의 성공 소식이 전해지며 각국에서 '레드백'에 대한 문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방산 사업에서 '김동관 체제'가 굳건해진 이후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한화방산 3사 통합을 마무리짓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을 출범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직접 맡으며 육·해·공을 포괄하는 '한국판 록히드마틴' 구상을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최근 한화오션은 출범 후 처음으로 군함 수주에 성공했다. 사업예산 8334억원 규모의 해군 차기 호위함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사업권을 따낸 것이다. 내년에는 600억 캐나다달러(약 58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도전할 게 유력하다. 지난해 8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K9 자주포 212문을 공급하는 3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김 부회장이 언급한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K방산의 해외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레드백의 수출을 지원해준 국방부, 육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호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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