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70년 만에 전우 찾은 노병의 눈물

박성제 2023. 7. 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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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전우를 찾은 유엔참전용사들은 한동안 그들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27일 오전 정전 70주년을 맞아 방한 중인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등 200여명은 전우와 가족이 잠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 국가별로 분류된 묘역에 들어선 참전용사들은 수십 년 만에 만날 전우 생각에 설렌 표정과 함께 먹먹한 감정을 보였다.

더운 날씨에도 전우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제복을 차려입은 참전용사들은 묘비에 꽃을 바치며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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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주년 맞아 전우 잠든 유엔기념공원 찾은 참전용사
눈물 흘리는 프랑스 참전용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7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프랑스 참전용사가 전우 묘역에 헌화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3.7.27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손형주 기자 = 70년 만에 전우를 찾은 유엔참전용사들은 한동안 그들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90세가 넘은 노병은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고 30도가 웃도는 뙤약볕 아래에서도 물끄러미 묘비를 바라봤다.

27일 오전 정전 70주년을 맞아 방한 중인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등 200여명은 전우와 가족이 잠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 국가별로 분류된 묘역에 들어선 참전용사들은 수십 년 만에 만날 전우 생각에 설렌 표정과 함께 먹먹한 감정을 보였다.

더운 날씨에도 전우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제복을 차려입은 참전용사들은 묘비에 꽃을 바치며 참배했다.

고령에 대부분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경례할 때만큼은 휠체어에서 일어나 부축받으며 예우를 갖췄다.

군번으로 전우 묘역 찾는 영국군 유엔참전용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7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정전70주년을 맞아 방한한 영국군 참전용사 존 라일리옹이 군번 앞자리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전우 묘역을 찾고 있다. 2023.7.27 handbrother@yna.co.kr

영국군 참전용사 존 라일러 옹은 군번 앞 4자리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전우를 찾아 나섰다.

더운 날씨 속 흘러내리는 땀줄기에 연신 안경을 치켜올리던 그는 묘비마다 새겨진 이름을 하나씩 살펴보며 30분 넘게 영국군 묘역을 떠나지 못했다.

전우에게 헌화하는 참전용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7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영국 참전용사 레이몬드(92) 옹이 전우에게 헌화하고 있다. 레이몬드 옹은 6·25 전쟁에 함께 참전한 전우 3명의 묘역을 찾아 헌화했다. 그는 전우를 다시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2023.7.27 handbrother@yna.co.kr

영국에서 온 참전용사 레이몬드 미드(92) 옹은 초록색 제복을 차려입은 채 6·25 전쟁에 함께 참전한 전우 3명의 묘역을 찾아 헌화했다.

그는 전우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듯 한동안 묘역을 바라보기만 했다.

전우를 다시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는 취재진에 그는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부산에 잠든 전우 찾은 유엔참전용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7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정전70주년을 맞아 한국에 방한 중인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들이 전우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3.7.27 handbrother@yna.co.kr

한국전쟁 당시 진해에 있는 보급기지에서 복무했다는 미국 참전용사 존 트라스크 옹은 전우들이 잠든 비석 한곳 한곳마다 거수경례했다.

그가 직접 알거나 기억하는 참전용사는 없었지만, 이곳에 잠들어 있는 전우 모두를 기리고 싶었다며 주름살 사이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쳤다.

존 트라스크 옹은 "전쟁에 참여한 호주, 필리핀 등 모든 국가가 당시 하나의 국가였다"며 "이곳에 있는 모든 분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서서 참전용사들을 기릴 수 있어서 정말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만난 전우, 눈물 흘리는 참전용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7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프랑스 참전용사가 전우 묘역에 헌화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3.7.27 handbrother@yna.co.kr

소통이 어려운 필리핀 참전용사 보니파시오 탈데 옹을 돕는 직원은 "보니파시오 탈데 옹이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70년 전과 너무 달라져서 놀라워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마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곳 같다고 말씀하시는 등 '한강의 기적'을 체감하신 듯했다"고 직원은 귀띔했다.

일정을 마친 유엔참전용사는 이날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 국제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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