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도 '쑥쑥' [Why 바이오]
영업 이익률은 40% 육박해
ADC TF 꾸리며 경쟁력 강화
주식 당 80만원 진입 '초읽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맞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이날 10시 기준 전날 종가 대비 6만 3000원(8.67%) 오른 79만 원에 거래됐다. 오후 1시께 이 같은 상승세가 유지되며 78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고가는 79만 1000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그간 73만 원 밑으로 떨어지며 힘을 받지 못했으나 전날 반기 최초 1조 5000억 돌파,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40%를 기록한 것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6% 늘어난 1조 5871억 원, 영업이익은 29% 늘어난 4452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은 8662억 원, 영업이익은 253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49% 급증했다.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2020년 이후 연결기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연평균 증가율(CAGR)은 각각 41%, 46%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최근 위탁생산(CMO) 수주 금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누적 수주 금액은 2020년~2022년 5조 원에 달하고 올해 수주 실적까지 더하면 7조 원이 넘는다. 올해 공시된 누주 수주금액은 2조 3387억 원으로 반년 만에 2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0년 연간 약 1조 9000억 원이었던 기존 최대 기록을 반년 만에 경신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액은 14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규모 장기 계약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상위 20위 글로벌 빅파마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나머지 빅파마와의 파트너십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 계약 총 11건 중 글로벌 빅파마와의 100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6건, 올해도 총 9건 중 7건이다.
4공장 매출이 3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하반기에도 고속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총 24만 리터로 단일 공장 최대 규모인 4공장은 수주가 성공적으로 진행 중으로 지난 6월 전체 가동과 동시에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10개 고객사와 16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추가로 30개 고객사와 46개 제품 생산 계약을 협의 중이다. 5공장의 완공 시점도 2025년 9월에서 같은 해 4월로 5개월 앞당겼다.
5공장(18만 리터)이 완공되면 전체 생산능력은 현재 60만 4000리터에서 78만 4000리터로 증가해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자리를 다진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CMO 사업의 특성 상 글로벌 제약사와 수주 계약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 역량이 증대되는 상황은 매출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ADC 생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 규모는 10여 명으로 구영한 상무, 김수성 그룹장 등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DC 설비 착공부터 시작해야 하는 만큼 삼성엔지니어링 출신인 구 상무와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매니지먼트(EPM) 경력이 있는 김 그룹장을 등판시킨 것으로 보인다. TF는 본격 생산에 돌입하면 정식 조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 다퉈 ADC 경쟁에 뛰어드는 만큼 CDMO 전문 기업들도 생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부터 ADC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4월 삼성물산과 1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스위스 ADC 개발 기업인 아라리스 지분에 투자했다. 투자금은 아라리스의 후보물질 개발 등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아라리스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의 유전자 변형 없이 특정 부위에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을 부착할 수 있는 3세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표적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대표적인 ADC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다. 글로벌 ADC 시장은 지난해 7조 원 규모에서 연 평균 22% 가량 성장 해 오는 2026년에는 17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 등 빅파마들도 ADC를 유망 분야로 보고 개발을 잇따라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만 임상 1상 단계에 새로 진입한 ADC 신약 후보군이 57종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CDMO 기업들도 생산 역량을 강화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론자는 ADC, CGT,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모탈리티를 확보하고 있다. 론자는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ADC 생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도 ADC를 포함한 바이오결합약물을 원스톱으로 생산 및 공급하기 위해 합작 회사를 설립했다.
◇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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